어머니 자신과의 소통을 먼저 해보시고 아이를 리드해주세요!
엄마와 딸이 함께 수업을 하는 팀이 있다
엄마는 아이와 소통이 어렵다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수업을 받고 싶어 했다
어제가 3번째 수업으로 엄마는
처음 상담 때보다 밝아지고 마음도
많이 열리기 시작한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아이의 엄마는 8살 딸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가 물어도 얘기하지 않고
친구와 싸운 것도 6개월 후에나
알게 되어 너무 속상하다며
근심 어린 표정으로
상담 내내 우울한 얼굴이었다
무엇을 물어도 모른 척
답이 없는 아이가 답답할 수는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통이 안 되는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엄마와의 첫 상담내용을 들어다 보면
엄마는 아이가 친구와 싸웠다는 사실을
안 후로 바로 아이 친구의 엄마,
학교 선생님등을 통해 그 사건
(아이가 친구와 싸운)의
기승전결을 98% 정도 파악한 상태로
딸아이에게
"이래 이래서 저 래저래 한 거 맞아?"라고
묻고 딸아이는 엄마말에 반박불가의 상태로
당연히 엄마가 하는 말들이 대부분 맞고
진실이므로 더 이상 엄마에게
할 말이 없는 상태가 아니었을까...
위 내용은 아주 작은 일화 중 하나인 거고
8년간 함께 지내온 엄마와 아이는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와 감정들을
주고받았는지 감히 대화와 일상이
그림으로 그려지는 듯하다
첫 수업은 아이와 엄마 모두
어떠한 성향과 기질인지를 확인하는데
아이의 텐션을 엄마가 따라오지 못함을
단번에 느꼈다. 엄마는 상담 때부터
우울감이 있어 보였고 필력도
매우 약한 상태로 가족이 있는 집을
그리라고 했는데 8살 딸아이의
미래 사위까지 그림 안에 넣는 모습으로...
얼마나 엄마의 머릿속에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일들과 고민들이
줄을 서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엄마는 현재보다는 걱정스럽고
조심스러운 미래를 살고 있어 보여
마음이 짠하고 안쓰러워 보이면서
엄마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고민하고 걱정하는 미래일 거라 생각한다
8살 딸아이는 6살부터 미술학원도
지금까지 꾸준히 다니고 있어
필력도 좋고 표현력도 뛰어났다
딱 나이에 맞게 사랑스러운 말과
행동을 하는 8살 여자 아이였고
눈에 띄게 엄마를 통제하는
(엄마한테 계속 그림 좀 빨리 그리라고
하고 엄마그림에 자기가 좋아하는
흰색강아지와 강아지 집도 그리라고 했다)
욕심쟁이 공주님이었다
엄마는 자신이 원하는
미래 우리 가족을 그리고
아이가 원하는 강아지와 강아지집은
가장 구석에 배치해 그렸지만
가장 진하게 정성껏 그린 것이 느껴진다
첫 수업 후 나는 엄마에게
아이와 엄마의 그림에 대한
나의 의견을 상세히 적어 보낸다
아이가 정말 사랑스럽고
나이에 딱 맞는 통통 튀는 아이예요!
지나가듯 말했지만 어머님이
아이를 그렇게 밝고 적극적인 아이로
너무 잘 키워내신 거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세요!! 진심입니다^^
어머님과 아이의 소통에 대한
부분은 어머님이 조금 힘을 내주시면
훨씬 좋을 것 같은데요,
어머님 그림 보면 아이가 그려달라는
강아지와 강아지집을
제일 진하게 그리셨어요
아이의 말은 1등으로
꼭 들어주시는 모습인듯합니다
아이의 부탁을 들어주시는 것도
소중하지만 어머님의 삶자체를
아이에게 어필(?)하시면 그런 엄마를
더 멋진 사람이라 여기고 엄마를 따르고
언젠가는 엄마한테 마음을 터놓는
이야기하고 싶은 상대가 되지 않을까란
제 견해를 전해드려요
그리고 늘 계획적인 생활에
익숙하신 모습인데요 당장 내일 일은
내일 해결하자라는 마음으로
조금 내려놓고 편하게 지내보시면 어떨까요?
(거의 불가능할 듯 하지만 조금씩이라도요^^)
책임감으로 인한 수많은 계획들이
머리와 마음속에 꽉꽉 들어찬 느낌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는 가정 내에서
안정감 있게 잘 성장하고 있어 보여요
비밀상자를 여러 개 제일 먼저
아주 크게 그린 모습은 아이와
더 대화를 해보고
싶은 궁금증이 생겼고요,
실수에 익숙하지 않아서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
스스로 잘 해내야지 하는 마음이
과하지 않는다면
더 멋지게 성장할 것 같습니다.
그림은 많이 그려봐서
필력도 좋고 잘 그리는 편이에요
상상화나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보는
대화를 더 많이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와의 소통 부분도 편하게
여기시고 어머님의 마음부터 돌봐주시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아이의 엄마는 그동안 아이가
표현을 너무 안 해서 놀이치료도 하고
많은 노력을 했었지만 그다지
바뀌는 게 없어 답답했는데
"선생님, 정말 속이 시원한 상담이에요.
감사합니다."라고 답을 보내주었다
늘 감동적인 엄마들의 답은 나를
더 공부하게 만들고 집중하게 해주는
커다란 동기부여가 된다
그 후 2번째, 어제 3번째까지의 수업에서
엄마는 아이의 더디고 느린 행동과 말은
자신의 모습이라고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아이의 완벽하려는 모습도 더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우리 엄마들은 아이가 다른 아이들처럼
나서서 발표도 잘하고 조잘조잘
말도 잘하고 친구와도 싸우지 않고
잘 지내길 바란다
하지만 그건 100%
우리 엄마들의 욕심이다
사실 학교나 유치원에서 손들어 발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아이들은
굳이 나서서 자신을 인정받지 않아도
가족 내에서 안정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고 아이가 조잘조잘
먼저 다가와 말하지 않는다면
엄마가 먼저 조잘조잘 말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면 된다
"오늘 급식 맛있었어?"
"학교 재미있었어?"
"오늘 선생님한테 안 혼났어?"
...
이런 질문들 보다는
"오늘 급식에서 맛있어서
너를 기쁘게 했던
반찬은 어떤 게 있었어?"라고
물으며 아이가 몇 분 전으로 돌아가
자신의 머리와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들을 주면 좋다
하루에 질문 한 가지씩만
엄마들의 머리를 움직여 질문을 만들어
아이와 조잘조잘 대화하는
습관을 만들어가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친구랑 싸웠다면
어머 우리 아이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친하게 지냈으니
싸울 일도 있었네라고
마음의 앵글을 `긍정`으로 바꾸면
하루하루 더 꽉 찬 오늘이 될 것 같다
아이들의 삶의 속도와
우리 엄마들의 속도는
다른 것이 당연하다
우리 엄마들이 먼저
자신의 속도와 방향을 돌보면
아이는 그런 엄마를 따라
당연히 자신의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조절해 나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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