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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엣지정 Feb 12. 2022

루틴이 뭐예요?

내가 변했어요.


 젊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참 많다. 나이가 어른을 만드는 게 아닌 것처럼 산 세월에 비해 인생의 진리를 빨리 깨달은 자들이다. 그들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원할 때 1:1로 만날 수 있는 통로(튜브) 있다는 건 진정 행운이다.


오늘은 그림 잘 그리는 유튜버가 알려준 몇 가지 삶의 방식인데, 꾸준히 실천하면(요즘 말로 루틴으로 만들면) 내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 가져왔다.

첫째, 휴대폰은 최대한 침대에서 멀리 두라.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유튜버는 구체적인 방법도 알려주었다.

기상시간을 휴대폰 알람으로 반복 설정하는 거였다. 끌 때까지 울리니 일어날 수밖에 없다. 눈을 뜨면 이불속에서 간단히 스트레칭하며 몸을 깨운다. 간밤에는 책상에서 대부분의 할 일(이전에는 누워서 봐야지 하고 남겨두는 잡다한 정보 검색까지)들을 다 끝내고 자정 즈음 명상음악을 켜고 완전 소등 후 잠자리에 들었었다. 자다가 중간에 잠을 깨면 손안에 들어오는 휴대폰을 보다가 다시 못 자는 경우가 많았다. 눈 건강도 수면의 질도 떨어뜨리는 최악의 습관이었는데, 그걸 하지 않았으니 개운하게 잔 것 같았다. 한 가지 실천만으로도 온몸에 좋은 기운을 받은 것이다.

둘째, 일어나면 다시 침대에 눕지 않게 하라. 유튜버는 다시 누울 수 없을 만큼 침대를 깔끔하게 정리하라고 했다. 이번에 이사하면서 이동식 매트리스로 바꿨는데 패드와 이불을 개고 그것도 한쪽 벽면에 세워서 보관해야 해서 보통 때도 한번 일어나면 침대에서 뒹구는 일은 별로 없긴 하지만 '다시 눕지 않기' 에는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춘 셈이었다. 더구나 침대가 차지하는 공간에 요가 메트를 깔아 108배나 명상 등 심신 운동하고 있으니 이동식 매트리스는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다. 유튜버는 또 침대에서 빠져나온 후(특히 겨울엔 ) 이불속 온도와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머리맡엔 항상 얇은 패딩을 두고 침대 밖으로 나오면 바로 입으라고 했다. 정말 중요한 팁이었다. 경량 패딩을 입고 따뜻한 물을 마시면 진정 행복하게 몸이 깨어남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은 무엇보다 내게 필요한 루틴, ASMR 듣기다. 첫오늘은 장작불 소리를 찾아 켰다. 이전에 나는  눈을 뜨면 침대에서부터 모바일로 아침 뉴스를 봤다. 일어나면 시사프로그램 라디오를 켜고 출근 준비를 했고 운전 중에도 들었다. 어느 날 뉴스라는 게 반복적이고 가장 폭력적이며 선정적이란 생각에 도달했다. 어떤 소식도 내게 부드럽고 차분한 아침을 맞이하도록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분노와 절망의 늪으로 끌어들였다. 그래서 언제부턴가는 클래식 채널로 바꿨지만 음악도 마찬가지였다. 아침에 가요를 듣지 않는다는 친구가 있었는데 내겐 클래식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종류의 음악이 나오느냐에 따라 그날의 내 기분이 만들어졌다. 아침에 들은 노래가 하루 종일 내 입에서 맴돌거나 그 음악의 정서와 같이 갈 때가 많았다. 완전히 깨어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컨디션이 될 때까지 외부의 자극 요소는 차단하는 것이 필요했다

처음엔 ASMR이 이렇게 크게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먹방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나 쓰는 쾌락적인 소리 정도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건 유튜버와 상관없이 나만의 루틴으로 시작해볼 사안이다. SNS상 타인의 의견에 댓글을 쓰지 않는다는 것. 정치나 사회적 상황에 직접적인 내 감정이나 표현을 삼가볼 생각이다. 미워하면 더 눈에 들어오고 온통 그 일이 내 생각안에 고스란히 들어와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내 편의 아름다움보다 남의 흠집 보는데 에너지를 쓰는 건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될 일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오히려 쉽게 습관을 만들어갈 수 있다. 날 흔들 외부 침입자가 그리 많지 않고 젊을 때보다는 내가 날 좀 알아서 어떤 것에 꾸준할 수 있는지, 방해꾼은 뭔지를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게 절대적으로 유익한 것일 땐 생각보다 몸이 더 원하니까 말이다. 내가 많이 변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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