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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엣지정 Sep 07. 2024

너는 왜 거기 있니?

라일락이 못한 말

라일락은 왜 거기 있을까?
사월이
간절하게 불러서
거기 있다
너는 왜 거기 있는가?
도종환의 시/라일락

라일락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월이  간절하게 불러서 온 것이니까. 설령 가고픈 마음이 있었더라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린다면 안 가면 안 되는 일말의 부담감을 품을 수밖에 없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내가 원해서 여기에 있다. 누가 나를 간절히 원한다고 해도 내가 원치 않으면 가지 않을 것이다. 어느 순간 내가 거기에 있다면 그건 내 마음을 바꿨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원했노라고.

한때는 나를 부른 사람이 없는 자리에도 간 적이 있었다. 살기 위해서 또는 욕망과 집착 때문에... 그들이 어쩌다 나를 실수로 빠뜨렸겠지 위로하며 서 있었다. 내 뜻이 아니라 타인의 부름에 휘둘려 살았던 시간이었다.
이제는 내가 나를 산다. 그리 살아도 될 나이가 되었다. 그럴 나이가 되어서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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