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랑> 책 속 문장
첫째를 임신하면서부터 독서다운 독서를 시작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자 하는 포부는 임신한 10개월 동안 더욱 견고해졌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매일 도서관을 다녔다. 태어날 아이가 쉼으로 책을 읽고 책 속에서 답을 찾길 바랐다.
예비 고1, 중2니깐 아직 진행 중이다. 두 아이가 외식이나 여행 때 책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이쁠 수가 없다. 낯섦과 설렘이 교차하는 3월의 책가방에도 교과서 외 책을 챙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때 낯선 나라로 전학을 갔다. 한국 사람은 물론 동양인 자체가 드물어서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다. 책가방에 좋아하는 책을 몇 권씩 넣고 다녔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니깐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자세한 이유를 최근에 알았다.
다음 달이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큰 아이에게 괜찮냐고 물어봤다.
"낯선 환경에서는 책을 읽으면 돼요. 전학 때마다 그랬는걸요."
둘째도 거든다.
"엄마, 책을 읽을 땐 걱정거리가 없어져. 어색한 쉬는 시간엔 책 읽기가 딱이지."
첫째와 둘째가 성향이 다른데 낯선 곳은 누구에게나 긴장을 동반하나 보다. 한국에서는 한 권, 타국에서는 여러 권을 들고 다녔다. 낯선 언어에 낯선 모습을 마주하기가 몇 배로 힘들었을 테니 읽을 책을 많이 들고 다닌 게 아닌가 싶다. 이제는 어느 낯선 환경에 아이들을 내놓아도 걱정하지 않는다. 책 덕분에 아이들이 강해진 것 같다.
이야기란 우리를 몇 번이고 다시 살게 할 수 있었다.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어볼 수도 있고, 현실에서는 엄두도 안 날 스릴을 잠깐 체험해 볼 수도 있고, 가짜로 비극을 겪으며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도 있었다. 그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더 강해지기도 했다.
<부지런한 사랑>
3월이면 시작될 독서수업에서 트레이너를 자처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마음의 근육을 키워서 강해지도록말이다. 독서가 얼마나 재미 밌는지 글쓰기가 얼마나 유용한지 아이들에게 전파하고 싶다. 교과서 속 잘린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느라 억지로 외우는 것 말고. 함께 읽은 책이 좋아서 다시 찾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재밌어서 원고지를 한 장을 더 달라고 외치는 상상을 해본다. 그래서 요즘 더 많이 읽고 쓰며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