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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an Oct 04. 2023

블랙홀 같은 일상

일상의 강력 파워

공간의 힘은 강하다.


모든 것이 비현실적 일정도로 깔끔한 호텔에서 권태를 느꼈다면, 삼박사일 이국을 헤맨 경험은 서울의 굳건한 일상  하루 만에 약효를 잃었다.


시월에 어울리지 않는 폭우가 와서일까?

이 폭우에 서류를 갖다 바치라는 비인간적인 관료주의에

무력감을 되새김해서일까.

서울의 대중교통에 식겁해서일까.

가감 없는 현실의 민낯은 인간을 참 지치게 한다.


어른의 삶이란

끊임없이 페르소나를 장착해야 하는 삶이구나.

갇혀진 페르소나에  질려하는 것은 나만이 아니겠지


문득.  화려한 도로를 정처 없이 걷던 하루가 그립네. 낯선 도시의 카페에서 멍 때리던 순간들.

호텔방에서 여행의 권태를 느끼며

하루하루 일상을 어떻게 견디나 했는데

먹고사니즘의 위력이란.

현실의 관성이란 대단하다.

삼박사일 여행으로 잠시 관대해진 마음과

요즘 대세 김대호 아나의 재롱을 보며 잠시 느슨해진 정서를

순식간에 날려버리고

현실로 소환하는 일상의 힘이란.


삼박사일 여행의 약효가 너무 빨리 떨어진 것 같아서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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