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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미 May 31. 2023

발리 우붓에서 일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는 것은

1달 동안의 발리 워케이션을 통해 찾아낸 노마드의 성지

발리는 과연 노마드의 성지일까?

한 달 살기, 워케이션,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흔히들 발리를 그렇게 이야기한다. 정글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데다가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고, 일을 하며 지내기도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나도 발리를 한 달 워케이션 나라로 정해서 신나게 도착했다.


하지만 발리... 분명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라고 들었는데, 막상 도착해 보면 정신없는 도로 위 자동차와 어마어마한 트래픽 잼. 걸어 다니기에는 너무나 불안한 도보길 때문에 의문이 생긴다. 과연 여기가 지내기 좋다고?


결과적으로는 정말 워케이션의 성지가 맞았고,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하기 좋은 곳을 찾아서 일도 열심히, 여행도 신나게 할 수 있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붓에서는 시행착오 없이 즐겁게 일도, 여행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발리 워케이션의 팁들과 장소들을 남겨둔다.

발리에서 기쁘게 그리고 끊임없이 일했다.

1. 워케이션의 성패는 빵빵한 와이파이에 달렸다.

한국에서는 카페에 가면 빠른 와이파이가 기본값이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한국에 있는 동료들과의 화상회의도 곧잘 해야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속도를 보장하는 와이파이가 간절했던 나는 구글 지도에서 카페 리뷰를 확인할 때도 우선 와이파이에 대한 언급부터 살펴보게 되었다. 일을 하면서 여행을 동시에 하는 워케이션은 얼마나 '빵빵한 와이파이'를 찾아내느냐의 문제였다.


게다가 나는 스쿠터나 오토바이를 탈 줄 몰라서 대여할 수가 없었다. 현지에서는 오토바이 뒤에 타고 다니거나, 차를 타고 다니는 택시가 있지만 나는 걷는 것을 택했다. 더운 날씨와 매연을 뒤집어쓰며 걸어 다니는 것은 꽤나 고단한 일이지만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오토바이 택시나, 한참을 길 위에 있어야 하는 택시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하루에 1만 보 정도는 거뜬한 튼튼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계획을 세웠다.


2. 숙소의 와이파이를 먼저 확인하기

숙소의 와이파이가 중요한 이유는 한국보다 1시간이 느린 발리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어디 이동할 시간도 없이 바로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일찍 문을 여는 카페나 코워킹 플레이스로 이동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나는 오전에는 숙소에서 일을 하곤 했다. 일할 때뿐만이 아니라 퇴근하고 나서 영상을 보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도 있으니 우선 확보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검색 결과를 볼 때 편의시설에서 '업무 전용 공간'을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것을 먼저 클릭한 뒤 살펴보면 훨씬 빠르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와이파이 속도에 자신 있는 곳들은 평균 속도를 적어둔 곳도 있어서 빠르게 스캐닝할 수 있다. 만약에 없는 경우에는 예약 전 먼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 와이파이 속도를 물어보면 대략적인 속도를 알려준다. 경험 상 100 Mbps 이상이면 화상회의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업무 전용 공간이라고 적혀 있어도 반드시 책상이 있는지도 사진이나 메시지를 통해 함께 확인해야 한다. 와이파이는 되지만 책상이 없다면... 꽤나 불편한 상황이 생긴다.


호텔의 경우에는 나는 주로 아고다를 사용했는데, 리뷰들 중에 주로 언급되는 단어들을 클릭해서 확인할 수 있었고, 세부 별점 확인을 클릭하면 와이파이 점수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주 끊긴다던지, 생각보다 느리다던지 솔직한 리뷰들이 많아서 우선적으로 확인해서 미리 걸러낼 수 있었다. 구글 지도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 정말 솔직한 리뷰는 구글 지도에 있다. 4~5성급의 호텔이라고 해도 와이파이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반드시 리뷰로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3. 직접 겪어보며 알아낸 우붓에서 일하기 좋은 카페 찾는 3가지 방법


1) 구글 지도 리뷰 확인하기

: 300개 이상 리뷰가 있는 곳들은 대체로 와이파이 속도가 충분했다. 그 이하는 정말 복불복. 와이파이가 있기는 하지만 굉장히 느리고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기에 추천하지 않는다. 1000개 이상이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사용하면 느려지는 경우가 있어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


2) 요가원 주변 카페는 언제나 베스트!

: 요가원 옆이나 주변의 카페들도 웬만하면 좋은 와이파이와 음료 메뉴, 식사 메뉴까지 가지고 있다. 요가를 하고 나와서 곧바로 일할 수 있다는 최대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이곳에 많이 온다는 호주인들이나 유럽인들의 행동패턴에 맞춘 것 같은데, 대부분 요가 전후에 대기하면서 일을 하거나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특유의 건강한 활기참이 있고 서비스도 좋은 데다가 크게 시끄럽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우붓에서 가장 유명한 요가 반(Yoga Barn), 우붓 센터에 위치해서 쉽게 가기 좋은 Radiantly Alive, 약간 외곽에 있는 Alchemy 모두 좋았다.


3) 직접 관찰하며 발견하기

: 지나다니다 보면 유독 사람들이 노트북을 많이 펼치고 앉아있는 카페들이 있다. 휴대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단체로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를 펼치고 있다면 그곳은 바로 워케이션의 성지다. 귀에 아이팟을 꽂고 있다면 100%. 화상회의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할 곳을 찾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그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디에 숨었나 싶었던 디지털 노매드들은 특정 워케이션 성지 카페에 모여있다. 이런 곳은 바로 구글 지도에 체크를 해둔다.


그렇게 찾아낸 일하기 좋은 곳들을 소개하자면


Radiantly Alive 에 있는 카페

- Seniman Coffee : 한국과 비슷한 커피 가격이지만 맛은 훨씬 더 좋다. 엄선한 원두로 직접 내려주는 것이 인상 깊었고 풍성한 커피맛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는 곳. 커피와 함께 주는 작은 쿠키가 정말 맛있었다.

https://goo.gl/maps/atSCmwv83EiTKWaf7

- Sayuri Healing Food : 음료뿐만 아니라 식사와 디저트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비건 또는 로푸드(raw food)를 다루는 곳이다 보니 고기러버 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생각보다 버거나 샌드위치류들은 충분히 맛있다.

https://goo.gl/maps/JLnN7maCmjxxGYpJ8

- Radiantly Alive : 우붓 센터에 있다 보니 접근성이 좋다. 요가 수업 전후로 사람들이 조금 많은 편이지만 서비스도 깔끔하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화창한 편이다.

https://goo.gl/maps/iHkF55co2fZMT5Gr7

- Yoga Barn : 우붓 요가의 성지. 요가반은 들어가는 길부터 내부까지 모두 조용하고 차분하다. 평화 그 자체라고 할까.

https://goo.gl/maps/8ssR5QjEFU8dDAZ68

- Alchemy Bali : 거의 대부분 노트북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곳. 샐러드바가 있어서 먹고 싶은 조합으로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Alchemy의 요가 수업은 다른 곳보다 저렴하기도 해서 많이 오는 것 같았다. 바로 옆에는 Outpost Coworking Place가 있다.

https://goo.gl/maps/491sq8Lpp8D5aVwB6

- Ubud Coffee Roastery : 콘센트도 많고 커피도 맛있는 데다가 저렴하기도 해서 늘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아예 장비를 다 챙겨 와서 계속 음료를 마시며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인상 깊었다.

https://goo.gl/maps/og4o7xQ83iUHCe5x7

- KAFE : 건강하고 담백한 음식. 여러 가지 스무디. 꽤 큰 책상까지.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https://goo.gl/maps/mxqaS53JNj3ov5389

- Anomali Coffee Ubud : 우붓 중앙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카페. 에어컨이 있어서 조금 더 쾌적하게 느껴졌다.

https://goo.gl/maps/bnpafxBVEXsRSsmd6



4. 코워킹 플레이스 활용하기

우붓에는 총 3개의 코워킹 플레이스를 직접 방문해 봤다. (2023년 3월 기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정말 확실하고 빠른 와이파이가 최대 장점. 지점에 따라서 음료가 무료인 곳도 있고 사서 마셔야 하는 곳도 있어서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서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하루 단위로 결제하고 사용할 수도 있고, 50시간 같이 시간제를 사용하거나, 1달 단위로 결제할 수도 있었다. Hubud이라고 원래 유명했던 코워킹 플레이스가 있다고 들었는데 코로나의 여파로 문을 닫아서 아쉬웠다.

나는 기간권을 끊어서 사용하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여기저기 구경 다니면서 경험해 보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어서 카페들을 찾아다니며 일했다. 조금 더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코워킹 플레이스를 추천한다.


1. Outpost Ubud Penestanan Coworking & Coliving

 : Outpost 같은 경우에는 체인으로 Ubud에서는 2군데가 있었고, Changgu에도 한 군데 있었다. 다른 코워킹 플레이스와 비교했을 때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시설은 가장 좋았다. Coliving도 같이 운영하고 있어서 워케이션 거점으로 아예 잡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장도 있고 요가 클래스도 있는 데다가 소셜 활동을 하기도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Penestanan 지점의 경우에는 바로 옆에 요즘 핫하다는 Alchemy 요가원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 나는 걸어갔지만 다소 경사도 있고 길이 험한 편,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https://goo.gl/maps/QZ4fX5v5YRogimhk8

Beluna

2. Beluna - House of Creatives

: Outpost보다는 약간 저렴하고, 논뷰가 인상적이다. 저녁이면 환상적인 석양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하루 무료체험도 있어서 한 번 다녀오고 결정해도 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라 걷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고 오토바이를 타고 사람들은 주로 오갔다. 자체 카페 메뉴도 있고, 주변에 요가원과 식당도 있어서 이용하는 데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논 한 가운데에 있다보니 굉장히 평화롭고 펼쳐지는 풍경이 일할 맛을 만들어낸다. Beluna 바로 앞에 있는 식당 겸 카페에서는 탁 트인 논을 바라보며 일할 수 있다. (자리는 다소 불편했지만 음식은 맛있었다.)

https://goo.gl/maps/5Dzma6dZxuisXqgw9


3. Wrkhub By Tutmak

: 기대를 안고 갔으나 실망했던 곳이다. 물론 우붓 센터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고, 바로 아래층에 식당이 있다는 점도 편리했지만 책상이 너무 낡은 데다가 에어컨이 없고 도로 주변에 있어서 꽤 시끄러웠다.

https://goo.gl/maps/qHfaQdwspd6UyJFK7


우붓에서 일하며 살아보니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나조차도 생경한 곳에 와서 살아보고 싶었다. 장기간 여행은 한 적은 있지만 그때는 따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이동거리나 시간의 제약이 없었는데, 워케이션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일하는 장소가 바뀌어도 일의 퀄리티와 마감기한, 동료들과의 시간 약속은 여전히 중요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초반에는 생각보다 벅차고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적응하고 보니 진작에 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는 덥고 습한 날씨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전반적인 에너지가 높아져서인지 일의 효율이 높아졌다. 저절로 부지런해진 것은 덤이고 재택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야근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삶 속에 일을 녹여낸다는 것은 이런 것이라는 감각을 찾을 수 있었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오다 보니 음식 종류가 정말 많고, 발리 전통음식도 정말 맛있고 저렴하다. 푸른 정글이 펼쳐진 창을 바라보면서 요가를 하며 깊은숨을 쉬고, 때로는 마사지를 받으며 몸의 긴장을 풀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우붓에서의 워케이션. 리모트 근무가 가능한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우붓에 이어 짱구에서도 지냈는데, 짱구 추천 플레이스도 곧 업로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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