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비즈니스모델 사례. 패션분야 제조와 플랫폼 비즈니스모델

제조 중심의 패션기업과 유통중심의 플랫폼 비즈니스모델 비교

제조가 중요할까요? 유통이 중요할까요?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은 상품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 제조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상품도 판매되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유통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제조와 유통이 매일매일 갈등을 빚습니다. 제조는 유통마진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유통은 어떻게든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소싱하려고 합니다.


본 글은 도서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 도서의 내용을 학습한 챗GPT GPTs 링크가 제공되는 인터뷰어 클래스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chapter 1. 제조 vs 유통. 비즈니스모델 구조

제조와 유통은 요구하는 역량에 차이가 있습니다. 제조는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품질관리와 생산관리가 중요한 영역이고, 유통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접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이 중요합니다. 제조기업에게 요구하는 역량과 유통기업에게 요구하는 역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조직이 제조와 유통을 동시에 잘하기 어려웠습니다.


제조가 고객가치를 만드는 것이라면 유통은 고객가치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밀가루와 달걀, 버터와 같은 여러 가지 재료를 가공해서 맛있는 빵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제조의 영역이고, 고객이 접근하기 쉬운 장소에서 편리한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통의 영역입니다. 즉, 제조와 유통이 효율적으로 동작했을 때 상품으로써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조단계에서 소요되는 비용

제조 단계에 들어가는 비용은 원자재비, 노무비(생산 등의 인건비), 시설 운영과 관련된 간접비, 금형 제작 및 직원 교육과 같은 생산 준비비, 원자재 조달 등의 운송 및 물류비, 품질검사 등의 품질관리비 등이 있습니다. 제조단계의 이러한 비용은 재료의 품질 및 원산지, 생산 위치, 디자인의 복잡성, 제조 공정의 효율성과 같은 요인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제조단계에 소요되는 비용

원자재비는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본 구성요소입니다. 옷이라면 직물(소재), 단추, 지퍼, 실과 같은 것들이 원자재비입니다. 원자재비는 재료의 품질, 유형 및 원산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소싱역량이 중요하게 작동합니다. 


노무비는 재단, 재봉, 마무리작업과 같이 생산 과정에서 참여하는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와 수당을 의미합니다. 노무비는 생산 지역과 인력의 숙련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가에서 생산을 하거나 아웃소싱을 활용합니다.


간접비는 임대료, 장비 유지보수, 보험과 같이 제조 시설 유지 및 운영과 관련된 비용입니다. 간접비는 시설의 크기, 위치 및 효율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노후된 시설과 장비일수록 간접비가 높게 발생합니다.


생산 준비 비용은 시제품 제작, 금형 제작, 직원 교육과 같이 초기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말합니다. 생산준비 비용은 디자인의 복잡성과 생산 프로세스의 효율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단순한 티셔츠를 생한하는 것과 가죽으로 다양한 액세서리가 부착된 점퍼를 생산하기 위한 초기비용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품질관리 비용은 품질관리 검사, 테스트, 인증, 환경규정 준수 등과 관련된 비용입니다. 품질관리 비용은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이나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파타고니아와 같이 환경을 기업의 미션으로 설정한 기업의 품질관리 비용은 다른 기업보다 높습니다. 


운송 및 물류비용은 원자재를 제조 시설로 운송하고 완제품을 소매점이나 물루창고 등으로 운송하는 것과 관련된 비용입니다. 이러한 비용은  거리와 운송수단, 사용하는 연료의 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통단계에서 소요되는 비용

유통 단계에서는 입고, 운송, 재고 관리, 포장, 반품 및 교환, 소매업체와의 제휴와 같은 다양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비용은 운영 규모, 생산 및 유통 센터의 위치, 브랜드력,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확보 여부 등의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통단계에서 소요되는 비용

창고비에는 완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배송되기 전에 물류창고 등에 보관하는 것과 관련된 비용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임대료, 시설 및 장비 유지관리비, 재고관리비, 보험 등의 비용이 있습니다.


운송 및 물류비는 완제품을 창고에서 소매점, 유통센터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것과 관련된 비용입니다. 해외에서 소싱하는 상품들은 긴 배송거리, 수입관세, 세금 등으로 더 높은 운송비용이 발생합니다.


재고 관리비는 판매 손실이나 보유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품절이나 과잉 재고를 피하기 위한 비용입니다. 재고 관리 비용에는 수요 예측, 재고 수준 추적 및 주문 수량 최적화와 관련된 비용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정교한 재고 관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판매 데이터를 추적하고 미래 수요를 예측하는 패션 브랜드는 더 높은 초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초과 재고와 판매 손실을 줄임으로써 잠재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포장비는 소매업체나 소비자에게 배송하기 위해 완제품을 포장하는 데 필요한 자재 및 노동과 관련된 비용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택배박스, 티슈페이퍼, 기타 포장재와 배송물 포장 및 라벨 부착을 위한 인건비가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명품 브랜드는 고급스러운 포장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저가 브랜드보다 포장비용이 높게 발생합니다. 


반품 및 교환비는 반품에 소요되는 배송비, 반품 처리를 위한 인건비, 손상되거나 판매할 수 없는 제품의 잠재적 손실비 등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무료배송을 정책적으로 보장하는 브랜드는 마케팅 측면에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지만 반품 및 교환과 관련된 비용이 다른 기업보다 더 크게 발생합니다.


파트너십 비용은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에 지급되는 수수료 또는 커미션 등을 말합니다. 백화점의 경우 높은 판매수수료 외에도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비용, 백화점 프로모션과 맞춘 마케팅 지원비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제조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제조와 유통의 비즈니스모델을 이해하기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패션(의류 등) 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국내에서 의류를 제조판매 하는 기업으로는 에프앤에프(F&F),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신세계인터내셔널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옷을 직접 디자인한 후 제조와 판매를 하는 형태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자체 생산공장 없이 외주 생산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기업은 계절성, 재고관리, 패션 위험, 비용구조, 복잡한 공급망, 자본 지출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제조에서 판매까지 수행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반면 남성 패션을 전개하는 무신사와 하이버, 여성 패션을 주도하는 29CM·W컨셉·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는 유통을 중심에 둔 플랫폼 기업입니다. 자체 브랜드로 판매되는 상품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국내외 다양한 의류와 액세서리, 신발 등 패션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계자 역할에서 나옵니다. 이러한 패션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자 중심의 UI/UX와 함께 콘텐츠, 큐레이션, 커뮤니티 기능 등으로 광범위한 도달을 바탕으로 성장을 합니다.


소비자들은 MLB 브랜드 옷을 백화점에서 구매하든, 무신사에서 구매하든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MLB 브랜드를 제조 판매하는 에프앤에프와 이를 중계해서 판매하는 무신사의 비즈니스모델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패션업의 첫 번째 특징은 계절성입니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사람들이 선호도가 변하고 기업들은 1년 내내 날씨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면 기업측면에서는 일관된 현금흐름과 수익성 확보가 어렵게 됩니다.


두 번째는 재고관리입니다. 재고 관리는 의류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많은 옷을 만들 경우 과잉 재고로 관리비용이 증가하고, 과잉재고는 잠재적으로 가격인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 유니클로는 시즌 한정판으로 옷을 판매하는 한편, 매장 간 재고를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정판으로 만든 옷이 어떤 매장에서는 잘 팔리는데 다른 매장에서는 판매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판매가 잘되지 않은 수량을 판매가 잘 되는 매장으로 회전시켜서 재고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패션 위험입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지만 그해에 만든 옷을 그해에 팔지 못하면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소비자 선호도를 모니터링하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공급망의 복잡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의류 제조업 공급업체, 하청업체, 유통채널 등 복잡한 공급망을 갖고 있습니다. 높은 인건비 등으로 인해 원재료 공급과 제조는 글로벌 소싱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복잡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성은 생산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되며,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외부적인 요인으로 생산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면 한 계절을 포기해야만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유통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유통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른 문제, 생산지와 소비지가 다른 문제, 생산시간과 소비시간이 다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소매업체와 플랫폼 기업은 판매 및 유통, 마케팅 및 판촉, 고객 경험, 제품 큐레이션 및 노출 강화, 고객 서비스 및 지원, 물류 및 재고 관리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통과 플랫폼은 패션 브랜드가 더 많은 잠재 고객에게 도달하고 판매를 창출하며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창출합니다. 또한 제조기업이 운영을 간소화하면서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통을 담당하는 소매업체는 백화점, 아울렛, 오프라인 매장, 편집숍, 온라인 쇼핑몰 등이 있습니다. 이들 소매업체는 브랜드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채널 역할을 합니다. 자사몰에서만 판매하면 10을 판매할 수 있지만 유통 채널을 활용하면 100을 판매할 수 있는 것처럼 소매업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면서 매출을 올려주는 곳입니다.


마케팅 및 프로모션비용은 매장 내 디스플레이, 온라인 광고, 소셜 미디어 프로모션 또는 인플루언서 및 유명인과의 협업비용들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중요해지는 것이 고객경험입니다. 고객경험비는 고객이 제품과 상호작용하고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비용입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손쉬운 탐색, 제품 리뷰,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 간편 결제와 같은 디지털 쇼핑경험을 제공하는데 많은 비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리테일러와 플랫폼 기업은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상품을 선별하여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품 큐레이션과 검색에 비용이 발생합니다. 10만 개의 옷이 있다고 하는 것보다 당신을 위해 추천합니다가 통하는 이유는 너무 많은 제품들 속에서 소비자들이 압도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 서비스 및 지원비용은 배송, 반품, 교환 비용 등을 말합니다. 콜센터 기능을 대체하는 챗봇 등의 비용도 고객서비스 비용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고객 서비스를 통해 신뢰도가 쌓이면 충성도를 바탕으로 재구매와 긍정적인 입소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류 및 재고 관리비용은 창고 보관비, 주문 발송, 배송 및 반품처리 비용 등을 말합니다. 최근에는 CJ와 같은 물류 전문 기업들이 이런 것들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고 있습니다. 기업은 디자인 및 제품 개발과 같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물류 및 재고 관리는 전문기업 아웃소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chapter 2. 매출액 = 단가 X 수량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함으로써 돈을 법니다. 돈을 버는 방법은 1) 가격 인상 · 수량축소, 2) 가격 인상 · 수량 현상 유지, 3) 가격 인하 · 수량증대, 4) 가격 유지 · 수량 증대와 같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의류(패션) 기업의 비즈니스 방향성

1) 가격 인상 · 수량축소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량을 줄이는 사례로 명품 브랜드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전략은 '인지된 희소성'원리를 활용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서브마리너(Submariner)는 롤렉스(Rolex)를 대표하는 다이버 손목시계입니다. 매년 한정된 수량만 판매되는데 '서브마리너 스테인리스스틸 데이트 버전'의 중고 가격이 1000만 원이 넘습니다. 이 시계는 모두 판매되었기 때문에 웃돈을 주어야만 중고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롤렉스 시계는 나이키와 함께 리셀(resell)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브랜드로도 많이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수량을 축소하면서 가격을 높이고 있는 상품으로 에르메스 버킨백도 있습니다. 버킨백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우선 에르메스의 고객이 되어야 합니다. 희귀템이기 때문에 매장에 재고가 있는 것이 아니고 매장에 입고가 되면 안내를 받아서 구매할 수 있는 환상의 아이템입니다. 에르메스의 다른 상품을 먼저 구입해서 고객이 된 이후 안내를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는데, 언제 안내를 받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원하는 색상과 소재의 제품을 선택해서 구매할 수 없는 제품이 버킨백입니다.


2) 가격 인상 · 수량 현상 유지

수량은 유지하면서 꾸준히 가격을 가격을 올리는 브랜드로 MCM, 루이까또즈, 닥스, 메트로시티와 같은 준 브랜드를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CM은 패트리샤 필드, 페노메논, 크레이그 레드먼 와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프리미엄 라인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루이까또즈는 '실용적인 핸드백'으로 포지셔닝하면서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는 브랜드 속성을 이용해서 베르사유 특별전, 국립 퐁피두 센터 특별전 후원 등 프랑스 문화와 관련된 문화 마케팅을 통해서 꾸준히 가격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준 명품 브랜드들이 유명 인플루언서나 다른 브랜드들과 협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MZ세대(20~30대) 공략하기 위함입니다.


다만 준 브랜드는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명품과 패스트패션에게 끊임없이 공격을 당하고 있기도 합니다. 애매한 브랜드 여러 개보다는 초고가 명품 하나와 저렴하고 트렌디한 신흥 브랜드 여러 개가 MZ세대들에게는 더 좋은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매스티지 브랜드는 애매한 포지션을 극복할 만큼의 흥미로운 아이덴티티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를 맞게 됩니다. 쇼룸, 플래그십,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고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3) 가격 인하 · 수량증대

저렴한 가격에 많은 상품을 판매해서 돈을 버는 기업으로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H&M 등과 같은 패스트패션 기업을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니클로는 트렌드를 쫒기보다는 고품질, 기능성, 합리적 가격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고품질과 기능성을 위해서 원단과 소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히트텍(HEATTECH)과 에어리즘(AIRism)이 이러한 것들의 결과물입니다.


가성비의 경우 기본적이고 유행에 타지 않는 디자인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 효율적인 공급망 및 재고관리가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단순히 마진을 적게 갖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성비가 가능한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유니클로는 공급업체와 거래를 협상하고 생산 비용을 낮추면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패션 트렌드를 쫓기보다 핵심 제품에 집중하고, 대량생산을 통한 생산 비용 인하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입니다.


4) 가격 유지 · 수량 증대

가격을 유지하면서 판매량을 높여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기업으로 슈프림과 나이키를 들 수 있습니다.

슈프림은 1994년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에 의해 설립된 뉴욕의 스트리트 브랜드로 희소성을 바탕으로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슈프림 로고를 새긴 벽돌이 30달러에 판매되기도 하고, 이 벽돌은 이베이(e-bay)에서 1,000달러에 재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슈프림은 한정판 제품 출시와 유명 아티스트,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나이키 하면 상징적인 스우시(swoosh) 로고와 "Just Do It" 슬로건이 떠오릅니다.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를 구축하고 마케팅 및 광고에 투자로 수십 년 동안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최고의 스포츠 선수들과의 제휴, 주요 스포츠 이벤트 후원, 지속적인 제품 혁신으로 판매가격은 유지하면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여오고 있습니다.




chapter 3. 제조기업과 유통기업의 비즈니스모델

옷과 같은 패션 상품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산업에 속합니다. 예를 들어 제조기업이 만든 옷이 백화점에서 판매될 경우 생산원가, 유통 수수료, 판매인력 수수료, 재고 손실, 마케팅비 등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소비자들은 원가 2만 원짜리를 할인을 받아서 8만 5천 원에 구입하고 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류의 원가구조, 원가 + 재고·유통비용 + 수수료 등

원가 2만 원짜리가 10만 원의 가격이 책정되어 8만 5천 원에 팔리는 이유는 사람들이 어떤 옷을 선호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계절마다 서로 다른 100장의 옷을 만들어 100장 중에 50장을 그 해에 팔고, 30장은 내년에, 15장은 내후년에, 그리고 남은 5장은 땡처리 방식으로 판매해오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할인의 폭은 커지기 때문에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의류 제조업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입니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글로벌 소싱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브랜드 충성도, 디자인역량, 상품기획 역량, 온오프라인 판매채널 확보 등이 중요한 역량입니다.


제조에서 판매까지, 에프엔애프(F&F)

수요 예측, 제조 역량, 브랜드 파워, 재고관리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으로 '디스커버리' 'MLB'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주)에프앤에프(F&F)를 들 수 있습니다. 에프앤에프는 1992년에 패션 사업에 진출한 기업으로 2022년 기준 1조 9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에프앤에프가 놀라운 것은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패션업은 제조원가보다 판매관리비 비중이 높습니다. 옷을 만드는 것보다 유통과 프로모션 비용이 더 많은 돈을 쓰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습니다. 반면 에프앤에프는 제조와 운영에 대한 노하우, 브랜드 파워 등을 바탕으로 가격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에프앤에프 손익계산서 요약(2022년 기준, 단위 : 원),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F&F 가치사슬 분석
에프앤에프(F&F) 비즈니스모델캔버스

애프앤에프가 높은 영업이익을 가져가는 이유트렌디하고 저렴한 디자인, 패스트 패션 접근 방식,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판매채널,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한 마케팅이 주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에 성공한 것이 중요합니다. 에프앤에프는 상품기획, 생산, 물류, 디자인, 마케팅 등 패션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해오고 있습니다. 가치사슬 전 영역이 하나로 연결되어 협력업체까지 공유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골드만삭스는 '에프앤에프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강력한 제품 적중률, 건전한 재고 관리로 선순환 수익 구조를 마련하고 엄격한 가격 정책으로 브랜드 가치를 보존해 성과를 이끌어내고 있다'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애프앤에프가 어느 하나만 잘해서가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을 통합함으로써 3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사람의 협업, 스티치픽스

소비자 선호도, 기술의 발전, 전자 상거래 시장의 성장, 진화하는 소매 환경, 구독 기반 서비스 등의 요인으로 패션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치픽스(Stitch Fix)는 개인화되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스티치픽스(Stitch Fix)는 소비자들이 입력한 데이터만으로 옷을 추천하고 배송해 줍니다. 데이터를 분석해 좋아할 만한 옷을 찾아내고,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이 중에서 5가지를 골라서 고객에게 배송해 줍니다. 고객들은 옷을 입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면 됩니다. 한편, 인공지능 기술로 만들어진 모나(Mona)는 고객 이메일 내의 뉴스레터와 주문서, 영수증 내용 등을 분석해 개인화된 상품을 매일매일 추천해 줍니다. 이베이는 페이스북과 연동한 숍봇(Shopbot)으로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관련된 질문을 하면 대화형으로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해 줍니다.


편의성 및 개인화: 주말에 입을 옷을 개인화된 경험으로 편리하게 제공해 주면 모두 다 좋아할 것입니다. 스티치픽스는 개인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추천해서 배송한 후 원하지 않는 것은 쉽게 반품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개인화된 접근 방식은 쇼핑 프로세스를 단순화시켜 주고 바쁜 개인의 시간을 절약해 줍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일반화: 스티치픽스와 같인 비즈니스가 가능한 이유는 폭넓은 전자상거래에 대한 경험 때문입니다. 옷을 입어보고 사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입어 보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스티치 픽스는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과 개인화된 스타일링 서비스를 결합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 소매점 간의 격차를 해소한 것입니다.

데이터 기반 접근법: 온라인 매장은 고객의 모든 행동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스티치픽스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각 고객에 대한 개인화된 스타일을 제시하면서 선택의 정확성과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소매 환경: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점은 전자상거래의 증가와 소비자 선호도의 변화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스티치픽스는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과 스타일리스트의 개인화된 추천을 결합한 독특한 가치 제안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주고 있습니다.

구독 경제: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에서부터 쿠팡, 네이버 멤버십 등 전자상거래 방식에서도 구독은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지속적인 가치와 편리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멤버십 등을 통해 이탈을 최소화하면서 반복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신사는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무신사는 프리챌카페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으로 시작된 기업으로 큐레이션이 강한 편집 패션 커머스입니다. 무신사의 성공요인으로 온라인 중심 플랫폼, 엄선된 셀렉션 및 협업, 콘텐츠 및 커뮤니티, 디지털 마케팅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린캔버스 방식의 무신사 비즈니스모델 분석, 작성 : 은종성
무신사 비즈니스모델캔버스, 작성 : 은종성

무신사의 매출은 브랜드 제품을 매입해서 판매하는 상품 매출액과 무신사 스탠다드처럼 자체적으로 제조 판매하는 PB 제품 매출액, 7,000여 개의 다양한 브랜드가 오픈마켓처럼 판매할 때 발생하는 플랫폼 수수료, 임대와 자회사 매출액 등의 기타 매출액으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무신사 매출액 현황,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참조
무신사 매출액 분석,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참조

2018년 상품과 제품의 매출은 43%, 플랫폼 수수료는 55% 수준이었으나 2021년에는 상품과 제품의 매출이 59%, 플랫폼 수수료가 39% 수준입니다.


무신사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1)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통한 성장, 2) 수직적 통합을 통한 비용절감, 3) 새로운 카테고리 영역 확장 등의 수평적 통합, 4) M&A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 등으로 성장을 합니다.


무신사의 경우 플랫폼 수수료를 꾸준히 낮추면서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통한 성장과 함께 무신사 스탠다드와 같은 PB상품 확대 등으로 수직적 통합도 진행하고 있고, 남성 카테고리 중심에서 여성과 유아 등으로 확장하는 수평적 통합도 진행하면서 성장 중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패션 플랫폼이 브랜드에게 매입해 오는 비용은 낮추지 못하면서 광고를 통해서 고객을 유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무신사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면서 광고 없이 고객을 유입시키고 있고,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는 광고비를 받지 않고 상품랭킹을 운영하는 등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여오고 있습니다. 무신사의 명목수수료율은 30% 수준이지만, 스토어 내 할인 등 무신사가 부담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 수수료는 12% 수준입니다.


무신사는 패션 플랫폼으로서 역할도 하면서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는, 그렇지만 꼭 필요한 옷을 제조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신사 스탠다드입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원가비율은 70% 수준으로 일반 의류의 원가비율보다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입점사들과는 다른 가격대로 판매하면서 플랫폼 내에서 소비자 간 상호잠식(cannibalization)을 막고 있는 것입니다.


무신사의 전략은 온라인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와 같은 판매 이원화 전략을 통해서 플랫폼 수수료 외에도 제품판매 수익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플랫폼이 브랜드의 영역이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상호보완하는 형태로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의 길은 비즈니스모델 혁신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5 BM-innovation ways’는 프레임으로 담은 책입니다.


5 BM-innovation ways는 혁신을 1) 경쟁으로 바라볼 것인가? 2) 비경쟁으로 바라볼 것인가? 3) 기업 중심의 내부역량 혁신을 할 것인가? 4) 고객중심의 경험을 혁신할 것인가? 5)그리고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비즈니스모델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 혁신 및 구체화를 위해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하는 5가지 길>의 저자 이러닝 강의를 인터뷰어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챗 GPT 인공지능은 평균의 종말을 가져온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