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닌자 성공비결, 불편함을 기회로 만든 제품 전략과 가격·성능·사용성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은 불편을 감내하며 살아갑니다. 청소기를 돌리다가 브러시에 머리카락이 엉켜도 "원래 그런 거지" 하고 손으로 빼고, 믹서를 사용할 때 내용물이 튀거나 세척이 번거로워도 "믹서기는 다 그렇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 불편은 불편이 아니라,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침묵을 ‘만족’으로 착각하곤 하죠.
하지만 이 '당연한 불편'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지난 15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룬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샤크닌자(SharkNinja)입니다. 샤크닌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니드햄(Needham, Massachusetts)에 위치해 있으며, 창업자는 캐나다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이어온 집안의 3세로 마크 로젠스웨이그(Mark Rosenzweig)입니다. 30년 전, 작은 스팀 청소기에서 시작한 샤크닌자는 이제 미국에서 다이슨을 넘어선 생활가전 1위 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고성능 무선청소기부터 블렌더, 에어프라이어, 멀티쿠커, 심지어 헤어 스타일러까지—샤크닌자가 선보이는 제품군은 다양하지만, 그 출발점은 소비자가 불편해하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고, 정확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샤크닌자는 미국과 유럽을 넘어, 최근에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기술력과 가격에 모두 민감한 까다로운 소비자층을 가진 시장이지만, 샤크는 이곳에서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2023년 4월 샤크 무선청소기를 공식 론칭하며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누적 판매 3만 대를 돌파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이미 다이슨, LG, 삼성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자리한 상황에서 샤크는 ‘가성비 뛰어난 다이슨 대안’이라는 포지셔닝으로 차별화를 이뤄냈습니다.
‘미국·영국 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글로벌 성과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었고, TV홈쇼핑, 라이브커머스, 온라인 플랫폼을 넘나드는 유통 전략이 이 인지도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고객의 불편에 집중해 시장을 재정의한 샤크닌자의 스토리를 비즈니스모델 관점에서 적용해 보세요. 도서 <비즈니스모델 사용설명서>에는 기술과 트렌드를 비즈니스모델로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어에서 책의 저자 강의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청소기는 이미 생활필수품이 되었지만, 오랫동안 소비자들은 반복되는 불편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흡입력 저하, 무게와 조작 불편, 청소 후 유지관리의 번거로움 등은 오랜 시간 동안 ‘그런 줄 알고’ 받아들여졌죠. 하지만 샤크는 이 당연시되던 문제들을 제품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아, 익숙한 불편을 벗어나 사용자 중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 많은 사람들이 겪는 대표적인 불만은 청소 시간이 길어질수록 흡입력이 점점 약해진다는 점입니다. 이는 먼지통에 먼지가 차거나, 필터에 이물질이 쌓이면서 공기 흐름이 막히기 때문인데요. 다이슨은 이를 ‘사이클론 기술’이라는 복잡한 공기 분리 구조로 해결했지만, 그만큼 제품 가격도 높아졌습니다.
샤크는 이 문제를 보다 실용적인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핵심은 바로 ‘No Loss of Suction(흡입력 저하 없음)’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청소기를 오랫동안 사용하더라도 내부 공기 흐름이 방해받지 않도록 먼지 필터 구조를 최적화하고, 먼지통이 꽉 차더라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여기에 더해, 필터를 자주 씻거나 교체할 필요가 없도록 유지보수 빈도를 낮추었고, 먼지통을 비울 때 먼지가 날리지 않게 하는 구조 개선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청소 시작부터 끝까지 흡입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며, 청소 후 처리도 간편한 ‘전 과정에서의 편리함’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즉, 샤크는 기술적인 설명보다는 소비자가 실제로 겪는 불편을 중심에 두고, 기술을 이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설계했습니다.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쓰는 내내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것’, ‘세척이 귀찮지 않은 것’, ‘먼지가 새지 않는 것’,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가 소비자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이었습니다.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편 중 하나는 무겁고 다루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본체를 끌고 다니며 한 손엔 청소기, 다른 손엔 전선이나 호스를 붙잡고 계단을 오르거나 구석구석을 청소해 본 경험, 아마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특히 가구 밑이나 소파 뒤쪽처럼 좁고 낮은 공간을 청소할 때는, 청소기 헤드가 제대로 꺾이지 않아 자세를 구기거나 몸을 비틀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샤크는 바로 이 ‘청소기의 움직임이 불편하다’는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기능이 바로 ‘리프트어웨이(Lift-Away)’입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청소기 본체가 쉽게 분리되어, 손에 들고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기능 덕분에, 일반적인 바닥 청소뿐 아니라 계단, 장롱 위, 천장 모서리처럼 손이 잘 닿지 않는 공간까지 손쉽게 청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샤크는 제품의 무게를 줄이고 청소 헤드의 회전이 더 부드럽게 작동하도록 설계해 좁은 공간에서도 부담 없는 조작감을 제공합니다. 이런 기능들은 단순한 편의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고령자나 허리가 불편한 분들, 또는 아이가 있어 집안 곳곳을 자주 청소해야 하는 가정에서는 가볍고 빠르게 청소를 끝낼 수 있는 경험 자체가 큰 만족이 되기 때문입니다.
샤크가 집중한 것은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청소하는 사람의 몸이 실제로 느끼는 불편을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작은 차이들이 모여, 샤크 청소기는 많은 사용자들에게 ‘불편한 노동’이 아닌 ‘편리한 일상 루틴’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샤크는 단지 청소기 성능만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청소 전, 청소 중, 청소 후에 사용자가 겪는 모든 불편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청소 후 가장 번거롭게 느끼는 순간은 청소기 브러시에 머리카락이 엉켜 있을 때입니다. 대부분은 손으로 빼내거나 가위로 잘라야 했죠. 샤크는 이 문제를 '셀프-클리닝 브러시롤(Self-cleaning brush roll)'이라는 기능으로 해결했습니다. 청소를 하면서 브러시에 머리카락이 감기면, 이 기능이 자동으로 머리카락을 잘라내어 더 이상 손으로 처리할 필요가 없게 만든 겁니다.
또 하나는 물만으로 바닥을 살균하는 스팀 청소기입니다. 이 제품은 아기가 기어 다니는 집에서도 세제 없이 바닥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싶다는 부모들의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강한 화학 세제를 쓰지 않고도, 고온 스팀으로 바닥을 살균할 수 있게 만든 것이죠.
최근에는 더 똑똑한 청소기를 선보였습니다. ‘클린센스 IQ’ 기능은 바닥의 먼지 상태를 센서로 감지하고, 더러운 구간에서는 흡입력을 강하게, 먼지가 적은 곳에서는 자동으로 세기를 줄여주는 기능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버튼을 누르거나 강도를 조절할 필요 없이, 청소기가 알아서 판단하고 움직이는 스마트한 경험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처럼 샤크의 제품 개선은 단발성 기술 개발이 아니라, 사용자의 불편을 계속 수집하고 반영하는 반복적인 시스템에서 나옵니다. 소비자 리뷰, 사용 영상 분석, 직접 가정을 방문한 사용자 인터뷰까지—제품을 쓰는 사람의 실제 행동을 근거로 새로운 기능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식생활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홈쿡’이 늘어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더 건강하고, 더 간편하며, 더 스마트한 주방가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죠. 샤크의 주방가전 브랜드인 닌자는 이런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누구보다 빠르게 읽고, 전통적인 주방가전의 한계를 넘어서는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요즘 건강을 위해 과일이나 채소로 만든 스무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카페에서 한 잔씩 사 마시기도 하지만, 가격도 부담되고 당류나 첨가물 걱정도 있죠. 그래서 집에서 직접 스무디를 만들어 마시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문제는, 시중의 고성능 블렌더는 너무 비싸거나, 크고 무거워 일반 가정에서는 쓰기 불편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닌자 블렌더는 바로 이 지점을 공략했습니다. 얼음이나 단단한 과일도 부드럽게 갈아낼 수 있는 강력한 칼날(블레이드)을 탑재하면서도, 가격은 기존 고가 브랜드보다 훨씬 합리적으로 책정해 일반 가정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비싸고 큰 상업용 제품만 가능했던 '카페 수준의 스무디'를 집에서도 만들 수 있게 해 준 제품이었습니다.
게다가 닌자는 사용자 편의성도 꼼꼼히 고려했습니다. 스무디를 많이 만들고 보관할 수 있는 대용량 용기는 물론, 1인용 휴대 컵도 함께 제공해 아침에 한 잔만 갈아서 바로 들고나갈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굳이 큰 믹서 통을 사용할 필요 없이 작게, 빠르게, 간편하게 사용하는 방식인 거죠.
그리고 최근에는 한 단계 더 진화해 무선 휴대용 블렌더인 ‘닌자 블라스트’까지 선보였습니다. 컵 형태의 기기에 과일을 넣고, 흔들어가며 갈아서 바로 마실 수 있습니다. 전기 코드 없이도 작동하고, USB로 충전할 수 있어 회사나 여행지에서도 신선한 주스를 만들 수 있죠. 게다가 분해와 세척이 간편해서 바쁜 아침이나 외출 중에도 부담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즉, 닌자 블렌더는 단순히 ‘재료를 갈아주는 기계’가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을 챙기고 싶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춘 제품입니다. 닌자는 이처럼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는가’에 집중함으로써 기존 제품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요리는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주방 환경은 그리 넉넉하지 않습니다. 특히 1~2인 가구나 바쁜 직장인들은 작은 주방 공간과 한정된 조리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식사를 준비해야 하죠. 전통적으로는 압력밥솥, 슬로우쿠커, 에어프라이어, 오븐 등 다양한 기기를 각각 사용해야 했지만, 공간이 부족하거나 기기마다 사용법이 달라 번거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닌자는 이 문제에 착안해, 여러 가지 조리 기능을 하나의 기기에 통합한 ‘멀티쿠커 닌자 푸디(Foodi)’를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압력 조리, 에어프라이, 찜, 굽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하나의 기기로 대부분의 요리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간단하게 요리하고 싶을 때 닭고기를 에어프라이로 바삭하게 굽고, 다음 날 아침에는 야채 찜을 준비할 수 있는 식이죠. 복잡한 설정 없이 버튼 몇 개만 누르면 다양한 조리법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어, 요리 초보자부터 바쁜 가정까지 모두에게 실용적인 선택이 됩니다.
특히 에어프라이어 기능은 기름 없이도 바삭한 식감을 구현할 수 있어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대에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닌자는 시장의 흐름보다 한발 빠르게 대용량 에어프라이어와 오븐 겸용 제품을 출시했고, 그 결과 영국 시장에서는 단 3년 만에 점유율 60%를 기록하며 1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닌자 푸디의 성공은 단순한 기술 혁신의 결과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주방이라는 공간에서 실제로 사용자가 겪는 시간적·공간적 불편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하나의 제품 안에 해결해 주는 전략적 통찰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집에서의 식사는 단지 끼니를 해결하는 수단이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조금 다릅니다. 식사도 하나의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이 되길 원하고, 집에서도 ‘카페나 전문점 같은 퀄리티’를 느끼고 싶어 합니다. 닌자는 이 변화를 정확히 읽고, 전문점 수준의 음식이나 서비스를 집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닌자 커피메이커는 단순히 아메리카노를 내리는 기능에 그치지 않고, 우유 거품이 있는 라테나 카페 메뉴 같은 음료도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복잡한 장비 없이도 버튼만 누르면 집에서 커피숍 같은 한 잔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직장인이나 홈카페를 꿈꾸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한 ‘닌자 크리미’는 집에서 직접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기기로, 냉동실에 얼려둔 재료를 넣고 몇 분만에 아이스크림, 젤라토, 셔벗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나 가족이 있는 집에서는, 안심 재료로 원하는 맛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죠. 시중 제품처럼 설탕이나 보존료 걱정 없이, 취향에 맞는 건강한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된 겁니다.
결국 닌자가 추구하는 건 단순히 기능 좋은 가전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집에서 즐기는 경험 그 자체, 즉 소소한 만족과 자기표현이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서의 제품입니다. 단순히 ‘잘 작동하는 기계’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감성적 만족까지 담아낸 브랜드 전략이 닌자를 다른 가전 브랜드들과 차별화시키고 있는 이유입니다.
샤크닌자(SharkNinja)의 창업자는 마크 로젠스웨이그(Mark Rosenzweig)입니다. 마크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3대째 내려오던 재봉틀 제조 가문에서 자랐습니다. 할아버지가 설립한 ‘졸슨’이라는 회사는 가정용 재봉틀로 시작해 산업용까지 확장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는 이를 물려받을 후계자로 기대되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마크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잘 돌아가는 회사를 유지하기보다, 누군가는 불편하다고조차 느끼지 못한 생활 속 문제를 찾아 직접 해결해 보자.”는 결심을 하고 1994년에 유로프로(Euro-Pro)라는 회사를 설립합니다.
그의 첫 문제의식은 청소기에서 출발했습니다. "청소란 공간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지만, 독한 세제를 뿌려놓고 아이가 그 위를 기어 다니는 게 과연 바람직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마크는, 물만으로 바닥을 살균하는 스팀 청소기를 개발합니다. 이 제품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고, 반응도 빠르게 따라왔습니다.
창업 초기 자금도, 브랜드 인지도도 부족했지만 그는 직접 홈쇼핑에 출연해 제품을 소개하고 시연하며 소비자에게 다가갔습니다. 이 ‘창업자가 곧 브랜드의 얼굴’이 되는 방식은 샤크 브랜드의 초석이 되었고, 2000년대 중반에는 다이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미국 진공청소기 시장의 강자로 도약하게 됩니다.
샤크를 통해 청소기 시장에서의 성공을 맛본 마크는, 주방 시장으로 시선을 확장하게 됩니다. 2000년대 후반, 미국에는 건강 열풍과 함께 유기농 스무디 문화가 퍼졌고,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스무디를 만들어 먹고 싶어 했지만 문제는 성능 좋은 블렌더는 너무 비싸고, 너무 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에 “집에서도 카페 수준의 스무디를 부담 없이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2009년도에 닌자(Ninja)라는 브랜드를 런칭합니다. ‘빠르고 정교한 요리’라는 이름처럼 닌자 블렌더는 얼음까지 갈 수 있는 강력한 칼날, 대용량과 1인용 컵 구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순식간에 시장의 주목을 받습니다. 이후 닌자는 블렌더를 넘어 점차 제품군을 확장하게 됩니다.
그 대표 사례가 바로 ‘닌자 푸디(Foodi)’ 멀티쿠커입니다. 좁은 주방, 바쁜 일정 속에서도 건강한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닌자는 압력밥솥·찜기·오븐·에어프라이어 기능을 하나에 담은 복합 기기를 선보였습니다. 조작은 간단하고, 조리 시간은 짧고, 결과물은 훌륭했죠. 특히 에어프라이어 기능은 기름 없이도 바삭한 튀김 요리를 완성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국에서는 단 3년 만에 닌자 에어프라이어의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하며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닌자는 커피메이커, 아이스크림 제조기(닌자 크리미), 이동식 바비큐 그릴, 무선 블렌더, 미용기기(샤크 플렉스타일) 등 ‘집에서도 전문점 같은 퀄리티’를 제공하는 제품군으로 확장됩니다. 단순히 성능 좋은 가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생활 습관과 감정, 그리고 시간의 흐름까지 고려해 설계된 솔루션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샤크닌자의 핵심 전략은 단순히 잘 만든 제품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카테고리 확장에 있습니다. 회사 이름이기도 한 샤크(Shark)와 닌자(Ninja)라는 두 브랜드를 축으로, 현재는 청소, 조리, 음료, 음식 준비, 실내환경, 뷰티까지 30개가 넘는 하위 제품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진공청소기와 블렌더 정도였던 포트폴리오가, 불과 10여 년 만에 로봇청소기, 스팀다리미, 커피머신, 오븐, 그릴, 헤어드라이어, 공기청정기, 아이스크림제조기 등으로 폭넓게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신제품들은 단지 ‘확장’을 위한 확장이 아니라, 철저히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미충족 니즈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예컨대 집에서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증가에 맞춰 ‘닌자 크리미’를 출시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실내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공기청정기 라인업도 강화했습니다. 미용 가전 시장에서도 다이슨이 선도한 고가 헤어 스타일러의 틈새를 공략해, 샤크 뷰티(Shark Beauty)라는 브랜드를 통해 ‘플렉스타일’, ‘스피드스타일’ 등 실용적인 대안을 선보였습니다. “바쁜 한국 여성들에게 제격”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 제품들은 2023년 말 국내에 공식 상륙하며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샤크닌자의 성장 방식은 흥미롭게도 ‘빠르게 개발하고, 빠르게 알린다’는 실행 중심 전략을 기반으로 합니다. 미국, 영국, 중국에 걸쳐 총 5개의 글로벌 디자인·R&D 센터를 운영 중이며, 800명 이상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등록된 특허 수만 4,500건이 넘지만, 매출 대비 R&D 비중은 약 6% 수준에 불과합니다. 반면, 마케팅 비중은 20%를 상회하는데, 이는 기술 중심보다 소비자 전달과 설득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전략임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샤크닌자는 매년 브랜드당 1~2개 카테고리를 신규로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3년 한 해에만 20여 종의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런 민첩한 제품 개발과 실행 문화는 대기업이 되어서도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 역량으로 연결됩니다. 그 결과, 샤크닌자는 지난 15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2018년 이후로는 매년 23%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샤크닌자의 혁신은 단지 제품 자체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고객의 삶 속 ‘익숙한 불편’을 먼저 찾아내고, 이를 기술·디자인·가격 전략으로 가장 먼저 해결하는 기업의 자세가 지금의 성장을 만든 핵심 동력입니다.
샤크닌자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이후,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히 한국 시장은 샤크닌자에게 있어 전략적 시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삼성과 LG라는 글로벌 No.1 가전회사가 있는 곳입니다. 소비자 기준이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아시아 전체로의 확장 가능성도 증명될 수 있을 텐데요.
2023년 4월, 샤크는 무선청소기 라인업을 국내에 정식 론칭하며 본격적인 진입을 시작했고, 불과 8개월 만에 누적 판매 3만 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같은 초기 반응은 단순히 ‘가격 대비 성능’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샤크는 TV홈쇼핑, 라이브커머스, SNS 광고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입체적 유통 전략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빠르게 확보했고, “미국·영국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글로벌 사회적 증명을 통해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샤크는 일시적인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 한국 시장에 특화된 신제품 개발과 서비스 인프라 투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진출’이 아닌 현지화된 브랜드 정착 전략의 일환입니다. 같은 시기, 주방가전 브랜드 닌자도 ‘닌자 블라스트’라는 무선 휴대용 블렌더를 출시하며 2030 세대를 타깃으로 본격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출근길 스무디’라는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를 활용한 광고 캠페인은 건강과 간편함을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 특성을 정조준하며 빠르게 주목받았습니다.
샤크닌자는 현지 문화와 소비 습관을 관찰하고, 그에 맞는 제품·브랜드 전략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것도 특징인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은 모회사 JS글로벌 산하에서 운영되며, 각국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로컬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조용(Joyoung)’이라는 현지 브랜드와 유통 및 기술 인프라를 공유하고, 닌자 블렌더 제품군을 그 채널을 통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K-뷰티 트렌드에 주목해 ‘샤크 뷰티(Shark Beauty)’ 제품군을 먼저 론칭하고, 스타일러나 드라이어 등 뷰티 가전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처럼 샤크닌자는 단순히 글로벌 제품을 로컬에 파는 방식을 넘어, 현지의 소비자 문제를 로컬 우선순위로 재정의하고, 글로벌 기술력과 결합해 빠르게 대응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도서 <AI를 활용한 경영전략 수립>에서는 챗GPT 프롬프트를 활용하여 경영전략과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어에서 <AI를 활용한 경영전략 수립>의 저자 강의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샤크닌자가 프리미엄 청소기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다이슨을 제치고 미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단순한 브랜드 간 경쟁이 아니라, ‘누가 소비자의 삶을 더 잘 이해했는가’의 차이였습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샤크의 시장 점유율은 고작 1% 수준에 불과했지만, 샤크는 다이슨이 놓치고 있던 일상 속 불편함을 정확히 포착해 이를 해결하는 제품을 빠르게 내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브러시에 머리카락이 엉켜 손으로 빼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준 셀프 클리닝 브러시롤 기능이나, 시간이 지나도 흡입력이 유지되는 No Loss of Suction 기술은 사용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개선이었습니다.
샤크는 기술뿐 아니라 마케팅 전략에서도 소비자 관점을 철저히 반영했습니다. “다이슨의 반값이지만 성능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명확한 메시지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TV 홈쇼핑, 유튜브,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다이슨과의 비교 광고, 법적 공방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오히려 샤크는 “다이슨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샤크닌자의 전략은 기존 가전 시장의 공식을 흔든 사례이기도 합니다. ‘고성능=고가’라는 기존의 인식을 무너뜨리고, “충분히 뛰어난 성능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시장에 제시한 것입니다. 여기에 청소기뿐만 아니라 주방가전, 음료기기, 뷰티가전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생활 전반에 걸쳐 브랜드 접점을 넓혀간 전략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결국 샤크는 단지 기술을 잘 만든 회사가 아니라, 소비자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시장점유율 1위 달성, 팬덤 수준의 고객층 확보, 글로벌 시장 확장은 모두 이 소비자 중심 전략의 결과였습니다. 다이슨을 넘어선 브랜드는 단순히 더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든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의 눈높이에 가장 먼저 도달한 기업이었고, 샤크닌자는 바로 그 점에서 시장의 판을 바꾼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