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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세권을 잡은 편의점, 경험을 강화하는 백화점

유통구조의 전환, 편의점과 백화점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슬세권을 잡은 편의점

코로나로 인해서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과 같은 오프라인 업종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편의점은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소포 하락에 그치거나 일부 매장은 매출이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요. 편의점이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네 상권에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상품 구성,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 그리고 유통의 가장 고유한 특징인 상품 제안을 잘했기 때문입니다.


편의점의 특징 중 하나는 동네에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배달과 온라인 쇼핑몰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것을 편의점이 소화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른바 집 근처에서 슬리퍼를 끌고 걸어 다닐 만한 거리에 편의점이 있었고, 컬래버레이션 상품인 곰표밀맥주와 같은 다양한 재미요소를 제공하면서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 근처의 상권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 상권의 중심축이 유흥가나 도심에서 주택 밀집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전국의 편의점 매출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편의점의 매출 향상은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근무 확대, 회식문화 축소 등과 같은 외부환경적 변화가 있어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속도가 빨라진 것이지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삼각김밥 팔던 편의점은 잊어라!

편의점이 슬세권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도시 개발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중심의 도시개발은 효율성과 경제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시를 업무단지, 상업단지, 거주단지, 행정단지, 공원 등과 같이 유사한 것들끼리 묶어서 개발을 해온 것인데요. 문제는 블록으로 나누어진 도시는 흐름의 단절을 가져옵니다. 예전의 동네처럼 골목에서 골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하는 방법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퇴근한 오피스 상권은 어둠만이 존재하고, 아파트 단지와 떨어진 공원에는 사람들이 없는 것입니다. 단절된 도시 곳곳에 편의점이 위치해 있었고 슬세권의 대표주자가 된 것입니다.


편의점은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닙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삼각김밥과 같은 냉장식품이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편의용품을 주로 판매했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일상적인 장보기 수요가 점차 편의점으로 옮겨오는 양상입니다. 편의점의 장점은 온라인에서 주문한 후 배송을 기다리거나 대형마트처럼 멀리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1인 가구를 메인 타깃으로 해서 외곽에 있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의 성장과 '1인 가구'는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4인 가족 모델입니다. 엄마, 아빠, 아들, 딸이 함께 사는 4인 가족은 나들이 겸해서 대형마트를 찾았습니다. 일주일치 장을 보면 충분히 소진할 수 있었고, 많은 양을 구매하다 보니 가격 할인 효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심에 사는 1인 가구는 여름철에 수박을 먹고 싶다고 해서 대형마트를 갈 수는 없습니다. 구매할 양이 많지 않은 데다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의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많이 구매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편의점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집 밖에 있는 냉장고와 같은 존재입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양파 10개가 들어 있는 한 망을 판매하지만, 편의점에서는 양파 반쪽과 계란 1개 만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가격은 높지만, 먹지 못해서 버리는 것을 감안하면 1인 가구에게는 편의점이 오히려 저렴합니다. 집 근처에 편의점이 있다면 냉장고를 가득 채우지 않아도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찾아가서 간단히 이용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의 새로운 도전들

편의점은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에서 얼음을 판매하던 '사우스랜드 아이스 컴퍼니'라는 한 제빙 업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원한 창고에서 얼음을 판매했고, 이후 상하기 쉬운 달걀이나 우유, 식빵 등을 얼음통에 넣어서 팔았습니다. 사우스랜드 아이스 컴퍼니는 이후 세계 최고의 편의점 기업이 되는데 바로 지금의 세븐일레븐입니다. 세븐일레븐은 이름 그대로 아침 7시에 문울 열어서 밤 11시에 닫는다는 뜻입니다. 지금이야 24시간이 익숙하지만 당시만 해도 세븐일레븐의 영업시간은 전례가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소매점이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1973년에 일본에 진출하게 됩니다. 당시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던 세 명의 일본 청년들이 세븐일레븐의 라이선스를 사서 일본에 들여오게 되는데요. 1974년에 일본에서 1호 편의점을 오픈한 후 1979년 업계 1위에 올라섭니다. 이후 2005년에 일본의 세븐&아이 홀딩스는 '세븐일레븐-재팬'을 통해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의 지분을 전량 매입하여 세븐일레븐 재팬이 본사가 되고 미국 세븐일레븐은 자회사가 됩니다. 세븐일레븐은 2007년에 맥도널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점포 수를 보유한 유통 체인이 됩니다.


국내에서는 부가서비스 뛰어넘는 경험 매장으로 확장하는 편의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마트 24 동작 구름×노을카페는 기존 편의점의 고정관념을 깨고 카페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작 구름×노을카페 1~2층에는 카페존과 바리스타가 싱글 오리진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를 즐길 수 있는 매장이 위치해 있습니다. 3~4층에는 별마루 라운지와 문화동네 북 큐레이션 서점이 있습니다. 문학동네 북 큐레이션 서점에서는 주제별로 문학동네가 추천해주는 서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5층 루프탑에서는 한강 다리 위 가장 높은 곳에서 한강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는 반포대교 달빛 무지개 분수를, 노을카페 루프탑은 남산타워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멋진 자연 풍광이 없다면 편의 시설을 높여나가기도 합니다. 세븐일레븐 세종대로 카페점이 대표적입니다. 밖에서 보이는 세종대로 카페점은 여느 편의점과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런데 2층으로 올라가면 1인석, 2인석, 4인석과 함께 발을 뻗고 누울 수 있는 침대형 좌석도 있습니다. 그리고 교보문고 추천 베스트셀러와 만화책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즘 편의점은 배송을 해주기도 하고 가전제품, 의류 및 화장품, 명품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GS25는 중고 물품을 사고파는 당근마켓과 모바일 세탁 서비스인 세탁 특공대와 손잡고 편의점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향후 청소 서비스, 가사도우미 서비스, 동네 구인·구직 서비스까지 편의점은 끝이 없는 확장성을 시도하고 있는 중입니다.

편의점은 일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S25는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편의점에서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매장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전자기기를 통해 신한은행 직원과 비대면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신한은행에 일정 금액 이상 적금을 넣으면 GS25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이마트 24 스마트 코엑스점은 무인매장입니다. 미국의 ‘아마존 고'와 일본의 ‘터치앤고'와 같이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가지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컴퓨터 비전, 센서 퓨전, 음성인식, 클라우드 POS 등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편의점이 완전한 무인매장까지 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무인 편의점의 경우 개인 점주들이 있는 점포는 한계가 있지만 본사 직영 매장이나 서브 매장, 소형 매장 운영에 있어서는 상품의 로스율을 감안하더라도 무인화가 효율적일 것입니다.


유통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편의점

편의점의 확장이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소상공인이나 기존의 산업과 충돌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동네에서 조그맣게 운영했던 슈퍼마켓 옆에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슈퍼마켓은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물론 편의점을 신규 오픈한 점주도 소상공인이겠지만 힘의 논리로 생계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문제제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 보면 편의점은 편의점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편의점이 포화상태라는 지적은 10년 전에도 있어왔지만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고, 힙한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하고, 자체 PB 상품으로 가격경쟁력을 만든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사람들이 편의점에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들 수 있습니다. 편의점은 1인 가구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판매하면서 이용률을 끌어 올려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고객 선호도가 높아진 가정간편식(HMR), 패스트푸드, 레토르트, 커피, 제과 등의 제품을 잇따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여기에 '곰표 밀맥주'처럼 다른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하면서 편의점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후 CU편의점은 구두약으로 유명한 말표산업과 제휴해 '말표 흑맥주'를 출시하는 등 끊임없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제안했습니다.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 하면 소포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인 가구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게 되면 구매 가격은 낮아집니다. 그런데 재료를 다 먹지 못하고 버리게 되면 오히려 손해인 경우가 많습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소포장 상품을 구매하면 요리도 쉽고 버릴 일도 없기 때문에 1인 가구 입장에서는 편리한 것입니다. 이런 흐름에 맞춰서 기업들도 합리적 트렌드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의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쿠팡과 마켓 컬리가 두렵지 않은 신세계

쿠팡, 마켓 컬리, 하나로마트를 키운 것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유통산업발전법’ 때문입니다. 정부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심야 노동자의 수면장애 권익을 위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두 번째 일요일과 네 번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했습니다.


여기에서의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규제가 아닙니다. 변화에 뒤쳐진 사람들도 우리의 이웃이고, 가족이고, 친구일 수 있기 때문에 규제는 당연히 필요합니다.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일수록 기존 시스템 내에서 문제 해결방안을 고민하는데 이것이 진정한 혁신일 것입니다. 무조건적으로 기존 것은 낡은 것이라는 접근법은 사회적으로 갈등을 초래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기업은 규제로 진입장벽을 만들기보다 고객의 편의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지속적 성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매년 큰 폭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성장 중심의 전략을 취했던 쿠팡, 마켓 컬리 등은 코로나로 인해 천우일회(天佑一回)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쇼핑 비중이 전체의 30%를 넘어서면서 쿠팡은 ‘규모의 경제’와 ‘운영의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이 집중하지 않았던 ‘배송’에 집중하고, 이를 위해 오프라인에 물류창고를 확충한 것이 코로나 시대에 위력을 발휘하게 된 것입니다.


쿠팡은 커머스 부문에서는 적자가 나고 있지만, 물류부문에서는 흑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스닥 상장 전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고, 자체 브랜드인 PB상품과 최근 드라이아이스 생산 등 수직적 통합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흑자는 만드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직은 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고, 고객 점유율 향상과 같은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흑자가 나오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쿠팡과 마켓 컬리 등의 신흥 유통업체들의 시장 진입에 당황한 것은 기존의 유통기업들입니다. 롯데나 신세계 등은 새벽 배송을 하고 싶어도 ‘유통산업발전법’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신세계는 SSG.COM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서 대응하면서 신선식품 분야에서 쿠팡과 마켓 컬리에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롯데는 지난 10여 년 동안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으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고나라를 인수하고 몇 건의 M&A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롯데는 재무비율이 건전하고, 오프라인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큰 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곳이 신세계입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최강자입니다.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온 것도 신세계인데요. 2021년 9월 기준 1574 매장에서 매출 2조 원을 넘는 곳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유심히 지켜볼 점은 스타벅스는 신세계 이마트의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마트, 스타필드,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입점해 사업을 확장했고,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와 푸드를 공급해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활용했던 전략을 최근에는 가성비를 앞세운 ‘노브랜드 버거’에 적용해서 큰 폭으로 성장 중에 있습니다. 노브랜드버거는 2024년도 1,000개 매장(매출 6,000억 원)을 목표로 사업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마트, 이마트 24 등의 물류망을 활용하고, 신세계푸드 등에서 관련 부자재를 납품하는 형태로 가격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신세계는 SSG닷컴, 스타벅스코리아,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트레이더스, 이마트 24, 신세계푸드 등 오프라인과 오프라인 두 축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야구단(SSG 랜더스)을 인수해서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 내고 있기도 합니다. 돈과 사람, 자본이 있는 대기업이 어떻게 시장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이 신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세계는 오픈마켓 강자인 이베이코리아도 인수했습니다. 다른 플랫폼들이 출혈경쟁을 하는 동안에도 옥션/지마켓은 흑자를 내고 있던 기업입니다. SSG닷컴은 식품 부분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옥션/지마켓과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SSG닷컴의 본사 인력 중 개발자 비율은 40% 내외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지점에서 옥션/지마켓이 단순한 물리적 통합이 아닌 SSG닷컴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조직구조와 문화, 사람이 어떤 역량이 있는지에 따라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SSG닷컴은 AI(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을 빠르게 도입하고 학습하면서 온오프라인을 통합하는 기업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펜트업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백화점 부문에서 꾸준히 투자하는 기업으로 현대백화점(더현대)을 들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구성은 백화점(77%)과 면세점(27%)이 중심입니다. 2020년 2.2조 원 매출에 1,358억 원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2017년도 1.8조 원 매출(영업이익 3,936억 원), 2019년도 2.1조 원 매출(영업이익 3,566억 원)로 매출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고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커지고 있으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여의도 더현대와 같이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오픈하고 있는 반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의도 백화점(더 현대 서울) 오픈과, 코로나 기저효과, 면세점 수익성 개선 등이 이루어지면 실적은 조금 개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요인들은 외부효과입니다. 현대백화점의 혁신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의도 '더 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의 고민이 보입니다. 과거의 백화점은 존재 자체가 프리미엄이었습니다. 소비재를 만드는 기업들은 백화점에 입점했다는 것 자체가 홍보 포인트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프리미엄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온라인보다 비싸다는 이미지만 남아 있습니다. 백화점에 입점해도 노출 효과는 한정적이고, 온라인 대비 높은 수수료 때문에 실용을 추구하는 브랜드는 점점 백화점 채널을 줄여나가는 중입니다.


백화점은 과거의 접근 한계를 벗어나고자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는 있습니다. 통로를 넓혀서 이동 편의를 부여하고 애완동물과 동반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두세 번 다녀보면 이런 매장은 한계가 있습니다. 물리적인 구조를 변경해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방문자들이 적극적으로 소비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가족과 나들이 겸 해서 백화점을 방문하기는 했지만 정작 구매는 하지 않는 것인데요. 이는 온라인과의 경쟁 측면에서 단순히 상품을 전시하고 부분적인 체험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통방식 자체의 변화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프로모션으로 보입니다.


백화점이 경험의 공간으로서 온라인을 넘어서러면 단순 물품 구매보다 서비스 관점의 프로세스 전환이 필요합니다. 유통의 가장 본질적 활동 중에 하나인 '상품 제안력'인데요. 단순히 유사한 브랜드를 모아 놓고 매장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간의 콜라보를 기획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야 합니다. 백화점이 갖고 있는 본연의 기능은 상품 판매에만 있지 않습니다. 매장 방문을 통해서만 체험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확장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백화점은 편의점을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편의점은 2+1 상품, 곰표밀맥주와 같은 컬래버레이션 상품처럼 편의점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1층에는 잡화, 2층에는 여성의류처럼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형식에서 벗어나 때로는 트렌드 중심으로, 때로는 재미 중심으로 빠른 변화가 필요합니다.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유통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이야기 하지만 사람들은 현실세계에서 살아갑니다. 나의 아바타가 가상세계에서 쇼핑을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한다고 행복감이 커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오프라인은 여전히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프라인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을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라고 합니다.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소비시장을 중심으로 펜드업 효과가 일어 날텐 데요. 물론 코로나로 인해 소득 불균형이 더 심해지면서 저가 중심의 가성비 시장보다는 고가 중심의 가치소비 시장에서 펜트업 효과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펜트업 효과가 본격화되면 배달 중심의 온라인 시장은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무엇인가를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은 한동안 재미를 보게 될 것입니다. 온라인과 배달 중심으로 설계된 비즈니스는 펜트업 효과에 대비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한 동안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객관적 품질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더욱 현명한 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검색 몇 번이면 동일 제품 최저가를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제품을 비싸게 구매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아낄 수 있는 지점에서는 철저히 아끼려고 할 것이고, 가치를 느끼는 것에서는 가격을 크게 개의치 않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무엇인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오프라인의 가치가 크게 대두될 것인데요. 이런 점에서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보다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중심 비즈니스가 한 동안 주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오프라인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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