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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의 미래, 오프라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모순

오프라인은 망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의 종말'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제 통계상으로 온라인이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큰폭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소비자들도 쿠팡, 마켓컬리, 쓱닷컴 등에서 구매하는 이유로 편리하고 빠른배송 등을 이야기합니다. 동일한 상품을 더 저렴하게 무료배송까지 해주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찾을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편리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더 저렴하고, 편리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은 분명 위기입니다.


그런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모순입니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편한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 뿐, 그것이 온라인인지 오프라인 인지를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자동차에 있는 네비게이션은 현실세계일까요? 가상세계일까요? 네비게이션을 통해 현실세계의 길을 찾아가지만 네비게이션은 분명 가상세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네비게이션을 가상세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것은 어찌보면 공급자 관점이지 소비자 관점은 아닌 것입니다.


오프라인은 온라인과의 경쟁을 의식하지 않고도 그동안 많은 부분에서 디지털로 전환중에 있었습니다. 키오스크와 사이렌오더 등의 비대면 주문서비스를 도입해왔고, 배달의 민족 등을 활용해서 판매방법을 다양화 해왔습니다. 언택트와 배달서비스 등의 디지털 환경은 온라인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오프라인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온라인의 여러 가지 한계 때문입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분명 고정비가 적습니다. 비싼 상권에 위치할 필요도 없고 높은 월세를 낼 필요도 없습니다. 반면 온라인만으로 운영될 경우 포장용기 값, 배달료, 외부 플랫폼 수수료 등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고정비는 높지 않지만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비용이 함께 증가하는 변동비가 높은 것입니다. 치킨 전문점이 배달앱을 사용할 경우 월 수입이 60% 하락한다는 주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포장재료비와 배달수수료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1회용품에 대한 환경규제 등으로 온라인은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프라인에 비해 고정비는 적을지 몰라도 광고비와 재고비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합니다. 온라인은 가격을 중심으로 경쟁을 하는 만큼 상위에 노출되기 위해서 광고를 집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과의 접점에서 노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네이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다양한 채널에 광고를 집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빠른 배송을 위해 사전에 매입한 상품의 재고비 부담까지 온라인에 소요되는 비용이 오프라인에 비해 적다고보기 어렵습니다.


안전과 상품품질에 대한 이슈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고객이 눈으로 보고 구매하기 때문에 구매이후 과정에 특별한 이슈는 적습니다. 반면 온라인은 구매, 보관, 배달 과정에서 안전과 품질에 대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꼼꼼한 포장을 한다고 해도 배송과정에서 신선도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고, 이렇게 문제가 생길 경우 누구의 책임인지에 대한 다툼의 문제도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리테일 시장은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온라인이 리테일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하나의 가설일 뿐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판매자 관점입니다. 소비자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자기에게 유리하고 편리한 방식을 선택하기 마련입니다. 이런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하나의 세상으로 통합되는 형태로 발전할 것입니다.




온라인와 오프라인의 경쟁 단계

코로나19 이후 1단계의 승자는 언택트입니다. 언택트는 온라인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스타벅스가 사이렌오더를 중심으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를 확장한 것처럼 오프라인은 키오스크, 무인 계산대, 배달 서비스 등을 도입하면서 언택트로 전환했습니다.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는 '도미노피자'입니다. 도미노피자는 스마트폰이 처음 출시된 2010년경에 턴어라운드 캠페인을 통한 피자 맛을 비롯한 고객 경험 혁신, 어디서든 주문 가능한 AnyWare 주문 시스템 구축으로 온라인 주문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왔습니다. 매장을 촘촘하게 배치해 배달 시간 단축하는 요새(Fortress) 전략을 통해 매장당 매출과 수익을 10%씩 늘리면서도 온라인 주문 시대에도 매장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언택트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면서 도미노피자의 주가는 30배이상 올랐고, 온라인의 통한 주문비율은 70% 수준에 육박합니다.


1단계가 '언택트'와 '콘택트'의 경쟁이었다면 2단계는 오프라인 채널간의 경쟁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은 곳은 동네상권과 야외 테라스 등이 있는 친자연 상권입니다. 동네상권에 해당하는 편의점은 접근성과 상품 차별화 등을 무기로 코로나19 와중에도 매출이 성장을 했습니다. 사무실이 밀집되어 있는 오피스 상권과 영화관과 쇼핑몰이 있는 대형 상업시설은 큰 타격을 받은 반면 동네상권은 선전한 것입니다.


친자연 상권의 상승세도 눈에 띕니다. #바다뷰 #노을뷰 #논밭뷰 #신상카페 등의 해시태그에서 #부산카페 #인천카페 #청도카페 #기장카페 #함평카페와 같이 산과 바다, 자연을 볼 수 있는 카페거리가 형성되면서 오프라인 상권이 바뀌고 있습니다. 새롭게 떠오른 오프라인 상권은 코로나19 이후 막혀버린 해외여행의 욕구를 채워주고 답답한 도시를 떠나 새로운 활력을 주는 핫플레이스로 등장했습니다. 전국의 유명 맛집과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언택트와 콘택트의 경쟁, 오프라인 채널간의 경쟁이후는 '원거리배송'과 '단거리 배송의 경쟁'이 될 것입니다. 쿠팡, 마켓컬리, 신세계(쓱닷컴, 옥션/지마켓) 등은 전국적인 물류망을 바탕으로 원거리 배송 중심의 이커머스를 강화할 것입니다. 규모의 경제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로 수익률을 높여갈 것입니다. 한동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이 충돌하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것입니다.


오프라인 중심 기업들은 '단거리 배송'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할 것입니다. 지역중심의 중고거래 서비스인 당근마켓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에 촘촘하게 출점해 있는 편의점, 네이버 위치기반 서비스 등이 '단거리 배송'에 집중할 것입니다. 단거리 배송인 식품처럼 안전에 대한 이슈가 있는 상품군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먹거리는 평균 3일~6일정도 소요되는 반면, 로컬푸드와 같은 단거리 배송은 0.5일~ 1일이면 충분합니다.


보완적 비즈니스를 찾아내는 것

모든 산업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소비자 편의를 높여가는 형태로 나아갈 것입니다. 서로가 경쟁관계에 있는 듯이 이야기를 하지만, 궁극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하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상호 배타적이 아닙니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충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수 있었던 소리바다가 나왔을 때 대부분의 음반회사들은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해적행위로 인해 음반이 판매 되지 않고, 음반이 판매되지 않으면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을까요?


우려와는 달리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새로운 형태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SM, JYP, YG 등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요 수익원은 음원판매보다는 국내외 콘서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외식업, 뷰티, 패션, 게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속 연예인의 열애설, 사고, 마약류 복용과 같은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마다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연예인 콘텐츠만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이 확장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연결관계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연결관계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이 있습니다.


음악 산업이 부활한 이유는 소리바다와 싸워서 이겼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음원가격을 대폭적으로 올린 것도 아닙니다. 음악 산업의 성장요인은 콘서트와 같은 공연수익, 화장품 회사와의 협업 상품 출시 등의 보완적인 비즈니스를 찾아 냈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의 경계를 좁게 한정짓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와 같이 성장과 혁신은 더 나은 기술이나 콘텐츠가 아니라 더 좋고 더 저렴한 보완재를 제공했을 때 나오기도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간 연결관계에서 성장과 혁신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종말, 리테일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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