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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oy Jul 17. 2023

그래서 나는 얼마짜리일까?

돈 버는 근육이 필요한 이유

회사를 다닐 때 회사를 나올 생각을 하고 있을 때이다.

1인 기업을 하는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나에게 3가지 질문을 했다.


1. 고객이 누군데?

2. 고객한테 뭘 줄 수 있는데?

3. 뭘로 돈 벌 건데?


심플한 질문이지만, 바로 대답을 못했다. 1번, 2번은 추상적이 게나마 직장인의 상상력으로 정할 수 있었지만 3번이 가장 문제였다. 그래서 이걸로 돈을 벌 수 있나? 얼마나 벌 수 있을까?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일단 답은 모르겠고 막무가내 그냥 회사를 나왔다. 회사가 스트레스였거나 그런 것은 전혀 아니었다. MBTI가 NF인 나는 그저 자아실현의 욕구로 나의 존재의 이유와 오롯이 나의 진로 고민으로 내린 판단이었다. 지금하고 있는 일을 1~2년 더한다고 해서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다. 지금이라도 삽질해야 1~2년 뒤에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나는 회사를 나왔다.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나는 회사를 나와서 다른 회사에 한 달 동안 주 3일로 일을 했는데, 내가 기존에 하던 일로는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나와놓고 나는 고정으로 들어오는 돈이 아쉬워 반 직장인반 프리랜서인 삶을 택했다. 주 3일 회사를 출근하기로 했는데 고정 월급을 받으면서 시간은 좀 더 여유롭게 쓸 수 있으니 더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미 같은 나는 출근만 주 3일이지 여전히 마음은 주 5일을 회사에 매여 있었다. 그냥 똑같은 직장인이지 마음이 더 여유롭거나 그러진 않았다.

오히려 빚 같은 느낌이라 마음이 더 불편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나는 오롯이 내 두 발로 세상에 섰다.

8월부터 나는 친구가 강의를 하나 추천해 줘서 대전으로 강의를 몇 번가고 지인이 외국인 유학생 대상으로 특강을 잡아줘서 면접특강을 가고 생애 첫 유럽여행도 다녀왔고 코칭과 기존의 강의를 접목시켜 다양한 직업군 4명(노무사, 스타트업 주니어 3년 차, 스타트업계 10년 차, 대기업 과정 워킹맘 등)을 모아 My Identity(나를 찾는 여행) 과정을 오픈했다.


그렇게 쉬며 조금은 여유로운 5개월을 보냈다. My Identity(나를 찾는 여행) 과정을 오픈한 것 이외 나는 매우 수동적인 5개월을 보냈다. 기존에 해본 경험들은 있지만 다시 시작하는 일이라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새로운 공부를 하는 건 꽤 신나는 일이었다. 일이 많지 않았지만 즐거웠다. 그리고 나는 주는 것만 받아먹으며 일했고 강의도 강의료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고민할 것이 없었다. 그냥 하기만 하면 되었다. 나는 여태까지 이렇게 누가 차려준 밥상에서 밥만 잘 먹으면 되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수동적으로 주는 만큼 버는 삶을 당연하다 여기며 살았던 것이다. 그것이 습관이 되었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2023년 각성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여유롭게 살기 위해 회사를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는 당장의 생존의 위협을 느꼈다. 2.6%대 금리는 2배 넘게 올라 전세 자금 대출금 이자도 거의 60만 원대에 육박했다. 아! 이렇게 해서는 나는 회사 다니는 것만 못한 삶을 살겠구나. 손가락 빨겠구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아실현이고 나발이고 나는 그동안 회사를 다니며 익힌 중국 비즈니스 관련 스킬로 일을 하나씩 따오기 시작했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중국의 B2B업체에 연결하는 일부터 유명 인플루언서의 제품을 중국 공장에 의뢰해 제작하는 일, 중국 외식업의 중국인 대상 서비스 교육까지 다양하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회사에서 하던 일과 100% 일치하지 않고 영역이 조금은 확장이 돼서 더 재밌게 일했다. 일을 하면서 배우는 게 더 많았던 경험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회사를 나와서 회사 안에서 하던 일을 하려고 하니 도대체 얼마를 받아야 합리적인지 모르겠다. 일단 하자. 다시 처음이라고 생각하고 하자. 아주 작은 사이즈의 마음을 가진 나는 거의 돈보다는 일에 중심을 두고 하나씩 했다. 뭐든 처음은 있어야 하니까?라는 생각으로... 막상 일을 해보니 어떤 일은 리소스는 엄~~ 청 드는데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일이 있고, 어떤 일은 시스템만 잘 만들면 수익적인 측면과 장기적인 것으로 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을 A부터 Z까지 하면서 비로소 내 노동력의 가치를 매길 수 있었다.

직장인에서 1인 기업으로 나오면 당장 그것부터 고민이다. 단 한 번도 회사의 일을 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가치를 매긴적이 없다. 그냥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 한 것이다. 내가 직장에서 보냈던 삶이 더욱 무력해지는 순간이었다. 좋은 인프라가 다 깔려있을 때 내가 좀 더 주도적으로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을 텐데 오히려 아쉬움이 들었다. 회사라는 곳은 나와보니 정말 좋은 곳이었다. 인프라를 다 깔아주고 일만 하면 되게끔 해주는 곳이었다. 직장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순간의 최선을 다하고 나중에 사회로 나오면 미련도 후회도 없고 다 모든 것이 나에게 살이 되어 남을 것이라고...

직장인에서 사회인이 되면 무엇을 해야지?라는 고민보다
이것을 했을 때 얼마를 받지?라는 고민이 더 될 것이다.


그런데 업계에 물어보는 것도 좋겠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몸빵 하는 스타일이니까 해보면서 내 가치를 스스로 매기기로 했다. 기준을 세워나가고 원칙을 만들고 시스템화하고 그러면서 1인 기업도 회사의 가치로 존중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회사에서 그토록 하기 싫었던 일을 조금 확장해서 A부터 Z까지 하면 현타가 온다. 이걸 하려고 회사를 그만둔 것이 아닌데, 그런데 생존이 먼저다. 에너지 20%로 수익 80%을 만들어 내면서 에너지 80%으로 수익 20%씩 내면서 서서히 진화해야 가야 한다. 지금은 생존이자 돈을 어떻게 벌는지를 배워야 할 때인 것 같았다.


아는 지인은 아나운서 출신으로 스피치를 잘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스피치 강의를 한 사람당 2만 원씩 받고 단체로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녀는 개인 브랜딩을 하고 싶다고 스피치 강의로 한 사람당 2만 원씩 받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고 독서 모임을 만들어 차차 브랜딩을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막상 나와보니 한 사람에게 2만 원을 내고 내 콘텐츠를 듣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는 알게 된 것이다. 지금 당장 회사의 월급이 훨씬 크니까 그 2만 원이 하찮아 보일 수도 있지만 개인의 콘텐츠로 만원이든 2만 원이든 버는 일 자체가 결코 간단하거나 쉬운 것이 아니다. 돈을 버는 것도 근육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하기 싫은 일이더라도 나는 그녀가 그 싫은 일도 하면서 돈을 버는 근육도 키워가면서 하고 싶은 일도 같이 했으면 했다.(체력, 시간이 다 문제지만) 선택은 그녀의 몫이니 강요하지 않았다.  


나는 돈 버는 근육을 통해 깨달은 것으로 작년에 론칭한 M.I(My Identity) 과정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작년에는 과거를 통해, MBTI를 통해 몇 가지 툴을 통해 자기를 알는 과정으로 끝냈다. 물론 살면서 생각해보지 못한 나이기에 반응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뭐?! 가 되기 쉬운 콘텐츠였다.

나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6개월을 주도적으로 열심히 살아보며 돈을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것을 발견하게 하여 돈 버는 근육을 조금씩 만들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M.I(My Identity) 과정을 돈 되는 나의 코어 콘텐츠인(My IP) 과정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나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만원이라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나의 능력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만든 것이다. 지금은 유튜브 하기, 인스타 그램 팔로워 만들기, 블로그 수익화하기 등등 너무 많은 돈 버는 방법이 시중에 널렸다. 그런데 정작 나에겐 어떤 콘텐츠가 있으며 그 콘텐츠로 어떻게 수익화 과정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것을 함께 찾아주고 싶었고 나는 지금까지 트렌드 한 것을 많이 보는 직업이었기에 이 과정에 잘 녹여 공유하고 싶었다.

거의 1년이 넘게 코칭 과정을 들으면서 많이 공부하고 나의 가장 장점을 녹여 그렇게 개발된 과정이다.

나도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수익화할 수 있는 코어 콘텐츠를 스스로 찾으며 끊임없이 물으며 개발한 과정이다. 나의 피와 땀이 잘 녹아 있는 과정이기에 애착이 있다. 아직은 겨우 1년 차 1인 기업가이지만 시간이 많은 나는 이 시간도 돈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을 많이 들여 하나씩 쌓아가기로 했다. 그렇게 초라하더라도 나의 그림을 하나씩 그려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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