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불안은 '문제'를 만든다. '문제'는 내가 만든 환상이었다.
우행 꿈 책 수다 모임에서 늘 강조하는 것이 하나 있다.
"내가 나의 마음을 기록하는 순간
그때부터 나의 무의식은
그 일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정의하기 시작한다.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도 나의 뇌가 그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었다. - 우행 꿈 책 수다"
그러나.
내 삶에 정말 중요한 핵심 가치관이 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상황에 다 적용되는 단 한 문장.
"반대는 그 반대도 진리다. - 싯다르타"라는 것을.
내가 믿고 있는 정 반대편의 가치관을 믿고 사는
사람도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내가 만든 문제 속에서 해방되며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느낀다.
그렇게 나는
지독히도 힘들었던
육아에서..
첫째에 이어 둘째의 힘든 육아가 시작될 무렵.
내 마음이 스스로 만든 문제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와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3월을 시작하던 여행지에서 이 눈을 보며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어쩌면 일상을 살아내느라 가슴속에 묵혀둔 이야기였을 수 있다.
며칠이 지난 후, 이날의 나를 스스로 반성했다. 남편에게도 미안함을 전했다.
그리고 이 글을 발행하며 알았다. 그날의 나는 우리가 함께 하기로 결심하려 했던 그때의 시작처럼
남편에게 씻기 어려운 큰 상처를 주었노라고,
서로의 다름이 사랑하는 사람에겐 때론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두 번째니까. 그때의 서로의 상처를 기나긴 시간으로 풀었지만
이번에는 더 수월하게, 잘 해결하라는 의미로 선물처럼 다가온 시간임을 안다.
30n년지기 친구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며
한국에 돌아오던 날, 이동 중 아버님이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났단 소식을 듣고 나서야 지금 우리가 함께 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시시콜콜하게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이 매콤했던 감자탕이 유난히도 맛있게 느껴졌다.
이날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나는 반성했다.
밤잠을 3시간도 못 자는 40일 아기를 돌보는 친구,
돌 아기를 돌보는 친구들 앞에서
이제 곧 다섯 살이 되어가는 아이의 육아가 힘들다며 응석을 부렸다.
그날 집에 오는 길, 스스로가 무지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미안했다. 다행히도 이틀 뒤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시기가 있었고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전했다.
"각자의 어려움이 다를 수 있지."라는 말로 위로를 주는 친구들이라 고마웠다.
아버님의 회복 소식에 아빠만 부산에 내려갔었다. 그리고 서울에 남아 있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할아버지가 건강히 나아지고 계심에 감사하며. 그날 양손으로 잡았던 두 아이들의 포동포동한 손의 부드러운 촉감이 많이 감사함으로 남아 있다.
첫째 사랑둥이가 40개월이 되었을 무렵
둘째 복덩이가 뱃속에 찾아왔다.
감사함도 컸지만 첫째에겐 감당하기 어려웠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상처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땐 그랬지'라고 흘러갈 무렵, 둘째가 40개월쯤이 되었더라.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새 어린이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유독 힘들었던 막둥이. 길바닥에서 2시간을 우는 아이를 달래며 겨우 집으로 돌아왔고 그날 저녁밥을 먹으며 남편과 이야기 나누며 펑펑 울었다.
그리고 다음 날,
이 일들이 왜 지금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막둥이는 늘 첫째의 임신. 육아. 출산 그 모든 힘든 과정이 사실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고를 알려주는 선물 같은 존재였다.
'둘째 육아는 왜 이리 쉬운 거지?'
'이 아이가 복덩이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40개월의 육아.
내게는 가장 고난도였던 시기가
다시 옮을 느끼며.
이번에는, 두 번째 40개월의 육아는
힘들이지 말고 유연하게 지나가라고
내게 다시 온 선물임을 깨달았다.
부모의 불안은 '문제'를 만든다.
'문제'는 내가 만든 환상이었다.
40개월의 막둥이.
그 일이 이제야 다시 온 이유를
뒤늦게 깨달았던 날의 기록
(남편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했던 말)
"오빠 말이 맞아.
아이들에게. 육아에서 꿈이 없었거든.
그냥 일상만 살았어.
매 순간 별일 없으면 행복하고 감사하다가도.
별일이 생기면 또 금세 무너지곤 했어.
나는 늘 현재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꿈이 있어야 행복한 사람인데 말이지.
아이들의 행복한 삶과 자신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그 꿈을 함께 이루는 환경을 제공하는 엄마가 될 거야.
그러려면 엄마가 준비는 한 발 더 부지런하고 빠르지만 아이들 앞에서의 행동은 느리게
부족한 나의 옆에서 늘 최고라고 말해주는 당신. 많이 고마워."
"내게 없는 것을 줄 수는 없다.
당신은 오직 자신이 가진 것만 줄 수 있습니다. 매일 누군가를 만나면서 당신의 개인적인 창고에 있는 것을 주고 있지요. - 웨인 다이어의 인생 수업"
아이들과 가족들. 함께하는 이들에게
사랑의 마음만 줄 수 있기를.
"'문제'를 만들어 낸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신념은 그 문제를 바라보는 더 높은 에너지를 가져옴으로써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문제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 사실은 단지 환상에 불과하다거나 당신의 사고 오류일 거라고 생각할 수 있나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의 원천은 당신 자신의 생각입니다. 당신이 맺고 있는 모든 인간관계 역시 당신이 지닌 생각에서 비롯하지요. 인간관계가 엉망이라면, 당신이 그런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타인의 잘못을 찾고 당신의 머릿속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새긴다면, 거기가 바로 그 사람과 당신의 관계가 존재하는 곳입니다."
어쩌면 나는 이번 일들을 겪으며
시아버님과 아이들, 그리고 부모의 역할에 대한
나의 생각의 문제의 기울어짐을 바로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다름'이었는데 '틀림'으로 받아들였던
머리론 알았는데 실제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던
나의 부족한 사랑의 마음을 다잡았다.
내가 없는 것은 줄 수 없었다.
내 안에 나를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야
자기 자신을 있는 그 자체로 사랑하는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이제야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던 나를 놓아줄 수 있을 듯하다.
매 순간 더 높은 레벨의 에너지
사랑의 눈으로 볼 수 있기를
좁아진 에고의 눈으로 보려 하지 않기를
응원해 본다.
.
.
.
내 마음이 만든 문제를 이해하며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
.
.
지난 주말 퇴원하신 아버님을 뵈고 왔다.
아직 숨이 많이 차고 걸음도 많이 느려지셨지만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엄마 잘 다녀오겠습니다! 꾸뻑"
무거운 월요일의 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차를 타던 막둥이 녀석의 힘찬 외침이 귓가에 아른거린다.
오늘 아침 두 녀석의 양손을 든든히 잡고 사랑에너지를 나눠준 등원길의 그 촉감과 감사함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기록이라는 도구가 있어 감사한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