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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엄마였다.

by 위드리밍

나를 쓰는 과정은,

나 자신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었다.


5년 전부터 글로 나의 내면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분명 내가 속한 조직, 공간들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세상이 점점 변했다고 느꼈다.


분명 내가 속한 공간들은 그대로였는데

나는 왜 모든 것이 달라졌구나 느꼈던 것일까.

결국 스스로의 마음이 만든 문제였다는 것을 글을 쓰며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세상에 글로 쓰고 공개하고 나누면서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관심사(글쓰기, 부동산 투자, 자기 계발 등)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더 많아졌다. 그렇게 나는 내가 하는 일과 더불어 함께하는 이들까지 서로 좋아하는 것들을 나누며 함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글로 나의 내면을 쓰며

나 다움을 회복하게 되면서 내가 진정으로 회복한 건,

관계성이었다.


돌아보면 나의 내면을 스스로 쓰기 시작하면서

나 자신을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과거 내가 속해 있는 환경에 만족하지 못할 때는

'늘 여긴 내 자리가 아니다. 여긴 아니다. 아니다.'라는 점들의 기록이 매일 존재했다.

'여긴 아니다.'라고 만든 부정적 관념조차 모두 내가 만든 허구이자 상상이었다.


마음이 모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 된다. - 붓다


내 마음이 만들어 낸 부정적 현실이 모두 내게 돌아왔기에

삶의 모든 부분에서 스스로 그런 부정적 경험들을 감당해야 했다.

'오늘 또 이러네, 오늘도 진짜 힘들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건 다시 부정적인 말들 뿐이었다.

그러니 다음 날도 부정적인 아침을 맞이할 수밖에.


나의 내면을 쓰고 스스로를 성찰하며

자신에게 조금 여유가 생기니, 주변에도 나눌 것들이 보였다.

글을 쓰며 만들어진 나의 빈 틈, 그 빈 공간 속으로

함께하는 이들의 강점과 때론 뾰족하게 드러난 모남조차 조화롭게 파고들어

화합을 이루고 있었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

엄마라는 역할을

조직의 리더를

워킹맘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부터 내 삶이 편해졌다.

행복이란 걸 진정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올해 쓴 글들을 돌아보며

작년 10월 말이 끝난 후 스스로를 가장 괴롭혀왔던 아이와의 관계에 대한 글을 꺼냈다.

《 동생이 생긴 첫째에게 전하지 못한 말 》이라는 제목으로 브런치 매거진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스스로를 짓눌러왔던 엄마의 무게들이 글을 쓰며 세상에 공개되었고

그렇게 점차 내 마음속에 짐처럼 무거웠던 부정적 감정들 조차 모두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 퇴사 후의 삶 》이란 글을 쓰고 싶어졌다.

지금 아니면 쓰지 못할 현재의 감정이라 기록으로 반드시 남겨둬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매일 다시 나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제야 안다.

《 퇴사 후의 삶 》이란 제목은 사실 《 진짜 엄마라는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 》이었단 사실을...


워킹맘으로 살아온 15년의 삶, 매일 일과 육아에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그 기간을 어쩌면 아직도 나라고 착각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휴직 후 4년, 퇴사 후 2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나의 정체성은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 커서는 일, 매일 하던 생산적인 삶이 없어진 집안일과 육아라는 '엄마'라는 역할을 늘 힘들어하고 무거워한 나였다.


며칠 전 스스로 나를 정의한 글이 있었다.

나는 대외적으로 경력 단절 4년 차 여성이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사회적 지위라곤 '엄마'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를 인정하고부터 내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 나는 엄마였다.


엄마라는 역할이, 지위가, 하는 일들이 때론 스스로 버겁고 힘들다고 느껴서

내가 존재하고 함께하는 이 공간에 함께 하면서도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가족 안에서, 세상 안에서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거대하고 위대한 존재인지를.

엄마의 사랑이란 세상 그 어떤 것들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것이었다.

그래서 세상에 엄마를 각 가정마다 엄마를 보내준 것이었다.

"신이 모든 곳에 갈 수 없어서, 엄마를 세상에 보내줬다. - 오은영 박사님"


나는 엄마다.

세상의 엄마들이 건강하게 바로 서야 우리가 함께 행복할 수 있음을 이제는 명확히 알게 되었다.

이 글을 읽고, 세상의 엄마들이, 육아로 어쩔 수 없이 경력을 단절하게 된 일하던 여성들이, 그리고 육아와 집안 일로 이미 지쳐 정작 자신이 좋아했던 다른 일들을 시도조차 할 수 없이 무기력해져 버린 엄마들이 조금의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아마도 이번 10월이 지난 후에는 그런 글들을 쓰게 될 것이다.


"가정의 엄마들이 바로 서야 세상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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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기록이 브랜드가 됩니다.

내면 회고로 찾은 꿈이 브랜드가 되기까지

읽고 쓰고 여행하세요.


영월의 할로윈 캠핑장에서 아침에 쓰는 글.

여행의 쉼이 주는 빈 공간에 감사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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