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아이가 내 안의 불안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행운이 자신을 비껴간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운명은 당신에게 호의를 건네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 운명이 건네는 호의 favor, 이서윤&홍주연
어릴 적 헬렌 켈러 위인전만을 수백 번 읽었다. 어린 마음에 그 책이 왜 이렇게 와닿았던 걸까.
뒤늦게 어린 시절의 헬렌 켈러와 설리번 선생님의 불굴의 도전 정신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단 사실을 최근 아이들에게 이 위인전을 읽어주며 깨닫게 되었다.
워킹맘으로 살아온 4년의 시간
아침 8시에 1등으로 등원해
밤 7시에 하원하는 아이와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들.
뒤늦게 둘째 출산으로 휴직을 하면서부터
첫째의 가장 소중했던 시간들을 뒤늦게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제 시즌 2를 맞았다.
엄마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면 다 회복될 줄 알았던 문제들은 새 시즌을 맞이하고 있었다.
조금은 다른 아이라 생각해서.
(돌아보니 워킹맘 엄마로서의 스스로 만든 죄책감이 아이의 행동들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했었다.)
엄마로서 더 신경 써주고 배려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아이에게는 독이 되었던 듯하다.
그렇게 이제 다시
설리번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구나를 깨닫는다.
오늘 아침 분쟁의 씨앗.
핸드니팅
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 문제, 사회성을 어려워하며 상대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라 다이소의 모든 만들기들을 섭렵하게 되었는데...
엄마도 처음인 이 친구, 핸드니팅이 잘 안 되자,
"이건 다 엄마 때문이야."가 시작이었다...
아이의 방학. 잘 지내는 날도 많았지만
최근 부딪히는 날이 많았는데
'왜 이 일들이 왔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답은
아이가 스스로 감내하고 겪어야 할 실패들을 엄마가 대신 감내해주고 있구나였다.
행복의 감정 말고도
아이의 좌절, 슬픔, 실패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불안...
부정적 감정들도 마주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했는데
그런 일들은 언제나 부르면 달려와 줄 수 있는 엄마가 엄마가 부정적 감정의 처리를 대신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이제야 깨닫게 되어 아쉽기도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공존했다.
엄마로서 마음이 아프더라도
감내해야 하는 일이 있다.
거리를 두고 지켜보며 감내해야 하는 일이 있다.
아이가 실패와 좌절, 불안의 파도를 유연하게 겪어 나가도록 믿고 기다려주는 일.
사실은 반대로 내가 헬렌 켈러일 수도 있다.
아이의 불안. 실패. 부정적 감정을 기다려주지 않는 엄마니까.
아이가 내 안의 불안을 가르치는
설리번 선생님이 되어주는 것이었다.
설리번 선생님, 헬렌 켈러와 같은 의지로
이제부터 다른 선택을 하기로 공개 선언을 해 본다.
지금껏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해낼 것이다.
부정적 경험들이
내게 다시 온 이유는 반드시 있다.
그 경험을 잘 딛고 겪어내고
더 행복으로 나아가라고
내 안의 세상이 '호의'를 전해준 것이다.
오늘자,
내 안의 세상이 전해준 불안의 감정.
그 호의에 감사하며.
불안아.
너 왔니?
어서 와.
오늘은 내게 무슨 가르침을 주러 온 거야?
라고 쿨하게 물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육체의 눈이 먼 사람보다 더 불쌍한 사람은 마음의 눈이 먼 사람입니다. - 헬렌 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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