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by 은나무


고등학교 1학년 내내 나는 학교에서 이름난 꼴통이었다.

출석만 찍고 빠져나가고, 무단결석은 1학년에서 1등.

선도부와 학생부에 끌려다니는 게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마음 한편에 스스로에 대한 회의가 생겼다.

나를 아껴주고 다독여 주던 선생님들의 말도 마음에 남았다.

“은정아, 네가 이렇게 사는 건 너답지 않아.”

그 말이 귀에 맴돌았다.

나도 알았다. 그 길은 옳지 않았고, 나와 맞지 않았다.



그래서 2학년이 되면 달라져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다시는 1학년처럼 살지 않겠다고.



2학년 개학 첫날, 새로운 담임은 젊은 영어 선생님이었다.

아이들 사이에서 별명은 ‘미친개’였다.

첫 만남부터 그 별명이 왜 붙었는지 알 수 있었다.



“네가 이은정이냐?”

교탁 앞으로 불려 나간 나는, 복장 불량을 지적받고 출석부로 머리를 여러 번 세차게 맞았다.

그리고 담임은 교실을 향해 선언했다.

“앞으로 1년 동안 눈에 띄는 행동을 하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



2학년 첫날 아침, 나는 그렇게 본보기로 찍혔다.

담임은 분명 기강을 잡으려 했겠지만, 이미 나에게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이었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날 이후 더 조심하려 했다.

무리 지어 놀던 아이들과는 서서히 거리를 두고,

조용하고 성실한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처음엔 그들도 경계했지만, 조금씩 나의 달라진 태도를 받아주었다.

덕분에 1학년 때와는 전혀 다른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한 번 찍힌 꼴통은 쉽게 벗겨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달라지려 했지만, 선생님들의 눈에는 여전히 ‘1학년 최고 문제아’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씌워진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말]



아이가 스스로 변하려고 마음먹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결심했고, 실제로 행동을 바꿔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문제아로 낙인찍히면, 학교에서 그 이미지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른들의 눈에는 여전히 같은 아이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금 자녀가 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 시도를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작은 변화라도 인정받을 때, 아이는 끝까지 버틸 힘을 얻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노력해도 “넌 여전히 문제아야”라는 시선만 받는다면,

그 아이는 다시 주저앉아 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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