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학교를 떠나다

by 은나무


2학년이 되면서 나는 마음을 고쳐먹고, 최대한 바르게 지내려 했다.

무리 지어 놀던 아이들과 거리를 두고, 조용한 친구들 곁에서 새로 시작해 보려 했다.

하지만 1학기를 보내는 동안 느낀 건, 여전히 차가운 현실뿐이었다.

선생님들의 눈에는 나는 여전히 문제아였고, 나의 작은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게다가 3학년 선배들이 나를 벼르고 있다는 말까지 들려왔다.

나는 중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고,

그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2학년 이은정은 어떻게든 잡겠다”는 소문이 돌았다.



쉽게 이유 없이 건드리지는 못하겠지만,

매점이나 복도처럼 혼잡한 곳에서 일부러라도 부딪혀 싸움을 만들고,

그 자리에서 나를 아주 눌러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얘기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 말은 듣기만 해도 불편하고 불안했다.



결국 나는 마음을 굳혔다.

“학교는 나랑 맞지 않아. 그냥 다니지 말아야겠다.”

엄마에게는 “담임과 맞지 않아서 힘들다, 내년에 복학하겠다” 하고 말했지만,

사실 내 마음은 이미 자퇴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그리고 결국 자퇴서를 냈다.

주유소에서 하던 아르바이트를 풀타임으로 늘려 하루 종일 일했다.

쉬는 날엔 학교 앞에 마중 나가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렇다고 다시 학교에 가고 싶다거나, 자퇴를 후회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게 나한테 더 맞는 길”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지냈다.



결국 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은 검정고시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말]




아이가 학교를 떠나는 선택을 한다면, 부모의 마음은 무너져 내릴 겁니다.

저 역시 그 시절, 자퇴라는 선택이 엄마에게 어떤 아픔을 주는지는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학교를 떠난다고 해서 삶이 끝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검정고시든, 다시 복학이든, 또 다른 길은 언제든 있습니다.

아이의 선택이 너무 극단적으로 보이더라도,

그 순간에 “이 아이는 끝났다”라고 단정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결국 돌아왔고, 제 나름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때 엄마가 완전히 등을 돌리셨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부모의 믿음은 아이가 어떤 길을 걷더라도 다시 서게 하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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