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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상담실의 엄마들, 그리고 나

[은혜 작가]

by 은나무


상담실 한가운데에서,
나는 누군가의 말속에서 내 이야기를 다시 들었다.


“엄마 때문이에요.”


수없이 들었던 문장이었다.
그 말은 어느 날부터 내 안의 오래된 메아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 안의 엄마가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
나는 그 사실을 다른 사람의 눈물 속에서

조금씩 배워가고 있었다.


오십넷, 상담가로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사실은 여전히 엄마 이야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30대부터 60대까지,

각자의 인생에서 엄마를 미워하거나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들을 만났다.



“엄마가 날 버렸어요.”
“엄마는 한 번도 내 편이 아니었어요.”



그들의 말은 다르지만,

울음의 결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나는 때로 그 울음 속에서 내 목소리를 들었고,
그들의 엄마가 내 엄마의 얼굴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우리가 엄마를 탓하는 동안,
우리의 자녀들은 또 다른 언어로 우리를

탓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한 동료 상담사는 6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엄마와 사이가 나빴고,
그의 30대 딸은 이제 그 엄마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우리 세대에서 달라질 수 있다면,
다음 세대의 마음은 조금 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작가소개]



마음의 결을 읽고,
세대의 이야기를 잇습니다.
관계의 상처와 회복을 글로 기록하는 은혜 작가입니다.


https://brunch.co.kr/@0cac1be1c01e4e0


브런치 은나무 :


언제나 꾸준히 공부하고 스스로를 점점 더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노력하는 은혜 작가님을 소개합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달란트를 사용하고 싶으신 꿈 많은 50대. 작가님의 앞으로도 글 쓰는 삶이 늘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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