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작가]
상담실 한가운데에서,
나는 누군가의 말속에서 내 이야기를 다시 들었다.
“엄마 때문이에요.”
수없이 들었던 문장이었다.
그 말은 어느 날부터 내 안의 오래된 메아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 안의 엄마가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
나는 그 사실을 다른 사람의 눈물 속에서
조금씩 배워가고 있었다.
오십넷, 상담가로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사실은 여전히 엄마 이야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30대부터 60대까지,
각자의 인생에서 엄마를 미워하거나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들을 만났다.
“엄마가 날 버렸어요.”
“엄마는 한 번도 내 편이 아니었어요.”
그들의 말은 다르지만,
울음의 결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나는 때로 그 울음 속에서 내 목소리를 들었고,
그들의 엄마가 내 엄마의 얼굴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우리가 엄마를 탓하는 동안,
우리의 자녀들은 또 다른 언어로 우리를
탓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한 동료 상담사는 6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엄마와 사이가 나빴고,
그의 30대 딸은 이제 그 엄마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우리 세대에서 달라질 수 있다면,
다음 세대의 마음은 조금 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마음의 결을 읽고,
세대의 이야기를 잇습니다.
관계의 상처와 회복을 글로 기록하는 은혜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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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은나무 :
언제나 꾸준히 공부하고 스스로를 점점 더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노력하는 은혜 작가님을 소개합니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달란트를 사용하고 싶으신 꿈 많은 50대. 작가님의 앞으로도 글 쓰는 삶이 늘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