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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아기를 두고 암 선고를 받은 날

[조아름 작가]

by 은나무



“모양이 많이 좋지 않아요. 조직검사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오른쪽 가슴에 작은 멍울이 잡혔다.

자꾸만 신경이 쓰여 친구에게 툭 털어놓았더니,

별일 아니어도 검사는 한번 받아보라 했다.


그래 어차피 검진 한번 받아볼 때도 됐지.
그렇게 ‘별일 아니겠지’라는 주문을 외우며

가벼운 마음으로 들른 병원이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그날 엑스레이와 초음파 촬영에 이어,

그 자리에서 바로 조직검사까지 하게 되었다.

검사 내내 의사 선생님은 어두운 표정으로

모니터만 응시했다.

차가운 젤이 가슴에 닿는 느낌보다 더 서늘했던 건,

아무 말 없이 이어지는 선생님의 깊고 작은 한숨 소리였다.

“선생님… 많이 안 좋은가요?

무슨 말씀이라도 좀 해주세요.”
침묵 끝에 선생님이 입을 뗐다.

“모양이 많이 좋지 않습니다. 사이즈도 제법 크네요. 3센티미터 정도 되어 보이고, 림프 전이까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네..?”


심장이 발밑까지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손끝이 차가워졌다.

“암일 가능성이 90퍼센트 이상입니다.”

그 단어를 듣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
이제 8개월 된 나의 아기, 윤우였다.

“안 돼요… 아기가 있어요.”
말과 동시에 눈물이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올해 초 출산할 때도 죽을 뻔했다가 이제야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윤우와 매일 눈 맞추는 행복에 흠뻑 젖어 있는데,,, 하필 지금, 왜 나에게 이런 일이.

한참을 의사 선생님 앞에서 펑펑 울었다.

믿기지 않았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암'이라는 세상 가장 무서운 단어와

'8개월 된 내 아기'라는 세상 가장 소중한 단어가

도저히 연결되지 않았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눈물만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주님 저를 부디 가엽게 여겨주세요......



[저자 소개]


삶이 레몬을 던질 때에도 글과 함께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가는 엄마이자 글 쓰는 사람입니다.


https://brunch.co.kr/@dkfmagovl


작가 은나무 :


조아름 작가님에겐 이제 8개월 된 사랑스러운 아기가 있습니다. 출산할 때도 산모에게 응급 상황이 생겨 중환자실에서 힘든 시간을 견디고 퇴원했습니다.


이제 겨우 몸이 회복되어 8개월 된 아기와 단란한 행복 속에 젖어들 때쯤.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이 아름작가님의 가정에 행복을 두려움으로 변화시킬까 봐 걱정이 앞섭니다.


아름작가님의 병이 깨끗이 나아 다시 세상에 희망의 빛을 비추는 가정이 되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님들께서도 아름 작가님께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 드릴게요.

작가님에게 많은 힘이 될 거라 믿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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