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죄책감

잠든 아이를 보며 자신을 되돌아 보지 않는 부모가 있기는 한걸까

by 천천히 한걸음

날 때 부터 잠이 많은 아이는 늘 일찍 자는 편이다.

저녁을 먹여 씻기고 나면 자연스레 이불을 파고드는 기특한 녀석이다.

오늘도 아이는 저녁 8시가 되기도 전에 잠이 들어 옆에 누워있다.

쌔근쌔근 숨소리며 배게에 눌린 오동통한 볼이며 볼록한 배까지

어느하나 사랑스럽지 않는 곳이 없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나는 왜 울리고 다그친 것일까?

내 책장 한가득 육아서적이 있는데 나는 아이에게 왜 그리

감정적이었을까?

긍정의 훈육을 하겠다며 다짐하고 방법을 배껴쓰고

남편에게 열변을 토하던 나는 이번 주말 잠깐 어디로 사라져 버렸던 걸까?


왜 그래야하는지 이유를 말해주어야 아이는 행동을 멈출 수 있다고 했다.

밥상밑에 왜 들어가면 안되는지

뾰족한 물건을 들고 뛰어다니면 왜 안되는지

약을 먹지 않으면 왜 안되는지

그것들이 어떻게 위험한지 아이들은 설명해 주기전엔 모르기 때문에

차근 차근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고 배웠고, 공감했다.

이 설명의 원칙을 나름대로 잘 지켜왔다고 생각했지만

아이가 5세가 되어 남자아이 특유의 기질이 발휘되면서

나는 설명보다 엄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늘어만 갔다.


무섭고 단호한 표정과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는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

부정의 훈육.

매우 편하다. 아이의 눈 높이에 맞춰 하나하나 반복해서 설명해 주지 않아도 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식 방패막이로도 쓸 수 있다

무언가 내 자신이 화가 날 땐 분풀이로 쓸 수도 있으며, 남편이나 타인에 대해

화가 났을 때 또한 아이에게 크게 소리내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정말 최악의 선택인 것이다.

그렇게 소리를 내면 점점 주기는 짧아지고 , 감정은 거칠어 진다.

이번 주말의 나는 부정적 훈육의 본보기이자 교과서 였다.

추운 날씨에 여기저기 쫒아다니며 주중에 하지 못한 많은 일상의 일들을 해내느라

아이에게 긍정적인 말 한마디 해줄 새가 없었다.

바쁘고 피곤한 매 순간 아이에게 크고 단호한 목소리로 지시를 했다.

부끄럽다. 미안하다.


이 세상에 잠든 아이 얼굴을 보며 죄책감을 갖지 않는 엄마는

몇 명이나 될까?

잠은 아이 얼굴을 보며 내 자신도 불쌍하고 아이도 불쌍하지 않는 엄마는

또 몇 명이나 될까?


주중의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기 직전 잠든 아이얼굴을 보며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추스리고, 결심을 다잡는다.

내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에게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그치고 겁주는

비겁한 행동을 훈육이랍시고 절대 하지 않겠다고.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느끼는 죄책감의 횟수를 점 차 줄여 나가겠다고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그러한 것 처럼 사무치게 사랑하는 아이를

바르게 대하고, 나와 아이와 삶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겠다고.


잘자 우리 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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