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일상_2] 2023.03.20

by 천천히 한걸음

아파트 내 헬스장을 출근 도장 찍듯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간지 6개월 정도가 되었다.

몸도 마음도 조금은 건강해졌다고 믿고 있다.


헬스장이 문을 닫는 매주 월요일은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으로 간다.

에어팟과 필사노트 , 읽을 책 2권을 챙긴다.

최근에 산 자꾸 코를 킁킁대게 만드는 핸드크림까지

넣으면 그 향기에 마음과 몸이 실려간다.


십오 년을 한 곳으로 출근하다가 그만둔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문득,

아이의 피아노 학원 앞에서 문득

내가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울렁이는 순간은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극복하고자 함인지 시작하고자 함인지 모르지만

매주 월요일 스타벅스로 가서 책을 들고 앉는다.

아이가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기까지 약 3시간 남짓한 시간이 먹고있는 불안장애 영양제 보다 효과가

좋은 듯 하다.


읽다가 울컥하는 구절이 나오면 재빨리 노트를 펼치고 펜을 든다. 최대한 차분히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써본다.


이 정도가 괜찮은 삶인지

나는 지금 괜찮은지

뭐 , 괜찮지 않은 건 또 뭔지 잘 모르겠다.

온통 모르겠지만 알고 있는 몇 가지에 기대어

하루의 시간을 촘촘하게 채워간다.


어 너 충분히 잘 고하고 있어 하고 말해주는 것은

너무 하이틴 영화 같아서 낯 뜨겁다고 마무리해야지

오늘의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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