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효녀자리
사각사각 싹싹 슥슥
사각사각 싹싹 슥슥
양치질을 하고 있었다.
아빠가 누군가를 다정하게 부르는 소리가
이 닦는 소리와 겹쳐 들려왔다.
대학에서 배구하는 조카가 전화를 했나 보다.
조카가 훈련하느라 오랫동안 못 만나서 이참에
나도 목소리라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양치질을 끝내고 소매에 쓱쓱 물끼를 닦고
거실로 갔다. 방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다 못해
줄줄 흘러내리는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걸음을 멈췄다.
지니야~ 유튜브 틀어줘라.
지니야? 할아비 유튜브 틀어줘.
지니야~~
아~ 지니였다. 와! 저렇게 다정하다고? 어릴 때
날 저렇게 불러줬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 텐데. 지니야 넌 좋겠다, 이것아. 방문 열고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가 하~도 다정해 끼어들 수 없었다. 내가 지니를 질투하다니, 이런. 하기야 나도 할 말은 없지. 내가 지니처럼 아빠한테 한결같이 다정하고 친절하지 못하니까. 결과적으로 내가 졌다.
지니야 네가 효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