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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누크 Sep 30. 2019

제주여행 : 에필로그

일이 안 풀리는 때가 있다는 것, 살다보면 운이 안 좋은 해가 있다는 것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비록 올해가 그런 해인거 같지만 어쩌겠나. 그리고 알아도 그 시기가 지나갈 때에는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나는 건 어쩔 수 없는것 같다. 3일의 짧은 여행을 다녀오는 데에도 이렇게 비에 쫓겨가며 내 맘대로 안 되는 걸 보면서 다시 느꼈다. 올해는 조용히 견디며 넘어가자는 것을.

그래도 엄마의 긍정적 해석에 의하면 날씨가 좋았다면 내가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올레길 완주에 한라산에 자전거에 승마에 온갖 것을 다 도전했을 텐데 발목이 괜찮았겠느냐는 것이었다. 일리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차피 안 풀리는 운이었다면 괜히 판 벌려서 해외로 갔으면 더 큰 구덕을 치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게 이런 건가보다. 아무튼...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래도 그 와중에 좋았던 숙소와, 여러 식당들과 카페들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으려고 한다.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번에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들은 다음에 더 좋은 때에 가서 하련다.

지금 날 가장 괴롭히고 있는 근본원인은 여행이 아닌 나의 일, 나의 인생이니까. 이렇게 힘들지만 그래도 답을 찾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 힘들었던 것은 나중에 웃으면서 기억할 수 있겠지.

이번에는 일기 쓰듯 주저리 주저리 했는데 주제 별로 묶어서 책 쓰듯 했어도 좋았겠다 싶다.

ㅎㅎ 그건 또 다음번에. 2019 비오는 제주는 이제 뒷장으로 넘기고 일상으로 복귀.


+ 예보를 보니 태풍 미탁이 올라온다고 한다. 내일부터 제주는 최대 600mm 비가 더 온다고...........

태풍 7개가 연이어 올라온건 60년만에 처음이라는데. 역시 올해는 아니었던 것인가 싶다.

그나마 빨리 올라와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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