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피오르 크루즈
스카이 리프트
눈을 떠보니 창밖으로 물 위에 떠 있는 숙소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땅이 아닌, 잔잔히 흐르는 강 위에 떠 있는 배. 그 너머로는 초록으로 뒤덮인 구름 낀 산맥이 부드럽게 이어져 있었다. 안개와 초록이 어우러져 숨 쉬는 듯했다. 아이 오나 호는 두 번째 목적지인 올덴(Olden)에 닻을 내렸다.
오늘은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호벤(Hoven) 산 하이킹을 가는 날이다. 작고 정갈한 선착장에서 우리는 곧장 Skylift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정원 30명 남짓의 케이블카를 타고 중간 지점까지 오른 뒤, 2시간가량 산행을 하고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스카이리프트 탑승장에 도착하자, 이미 긴 대기줄이 늘어서 있었다. 우리는 단체 관광으로 사전 예약이 되어 있다고 믿었기에, 당연히 우선 탑승이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일반 관광객들과 같은 줄에 서서 기다려야 했다. 산악 가이드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약 45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미안한 목소리로 전했다. 기대와 설렘으로 차 있었던 마음은 실망감으로 가라앉았다. 줄을 기다리며 서로에게 눈빛으로 불만을 주고받았다. 조급하게 여행하지 않겠다는 어제의 다짐과 달리 발이 평지에 묶여 있다 보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줄리와 마크
45분이라는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앞뒤에 선 낯선 이들과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었다.
“크루즈 처음이라 설레네요,”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래요? 우리는 50에 조기 은퇴하고 지금은 전 세계를 여행 중이에요. 한국도 두 번이나 갔었죠.”
그들은 잉글랜드 랭커스터 출신의 줄리와 마크 부부였다. 줄리는 영국 국세청에서 인사담당자로 일했고 마크는 가스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은퇴했다. 등산가방, 우산, 판초까지 산악 준비물을 챙겨 온 그들이 부러웠다.
“처음엔 계엄령이 있었던 12월은 일본 여행 중에 잠깐 들렀고, 그다음엔 4월에 한 번 더 갔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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