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모든 답을 책에서
01월 06일 월요일 기록
배운다는 건 다른 삶의 자리에 가는 것이다. 그래서 수업에 오셔야 한다.
_ 은유, 메타포라 첫 시간, 2025-01-02
01월 07일 화요일 기록
글쓰기는 '진정한 나만의 장소'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_ 아니 에르노, <진정한 장소>, 11p
여러분 스스로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잘 느끼는 '진정한 장소'는 어디인가요?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니 에르노의 인터뷰집 <진정한 장소>를 다 읽었습니다. (올해 첫 완독을 축하합니다. - 자축 전문)
노벨문학상 수상자답게 글쓰기라는 비물질적인 공간이 아니 작가님의 '진정한 장소'라고 하네요.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진정한 장소는 어디일까 생각해 보았는데요. 맨 물리적인 장소만 떠오르더라고요. 내 책상, 내 침실, 주방, 식탁, 자주 가는 카페, 사무실, 수영장. 비물질적인 장소, 딱 하나 떠오른 건 일기쓰는 것/일기장이었어요. 좀 더 고민을 해보려고요.
01월 08일 수요일 기록
새해는 약간의 결심과 나에게 주어진 역할 알에서 가능성이라는 녀석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탐구해 보려고 해요.
_ 도이님, 새해 편지 중에서
가능성이라는 단어 좋아하세요?
전 무척 좋아합니다. 저를 즙을 짠다면 70%는 '오지랖'이 나오고 20%는 '가능성을 믿는 마음'이 나올 것 같습니다. (반면 현실 감각은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나머지 10%는 '쪼는 마음'일 것 같고요.
제가 뭔가를 하면 보통 이런 프로세스입니다.
1. 오지랖으로 관심이 생긴다.
2. 가능성을 믿는 마음으로 나도 한번 해볼까, 한다.
3. 하기 직전에 엄청 쫀다.
올해도 이 패턴으로 또 뭘 할지 모르겠어요. 작년에는 독립 출판과 수영 대회 나가기를 했는데 말이죠. 도이님에게 영감을 받아 저도 가능성이라는 녀석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탐구해 보려고요.
01월 09일 목요일 기록
이런 빠른 변화 때문에 사라지게 될 것들, 그 얼굴들, 그 순간들을 기록하는 성향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사실상 무엇인가에 대해 쓰지 않으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_ 아니 에르노, <진정한 장소>, 20쪽
왜 글을 쓰시나요?
은유 작가님과 함께하는 수업의 첫 번째 독서 주제가 바로 '쓰는 이유' 였어요. 그 생각을 해보라며 권해주신 책은 아니 에르노의 <진정한 장소>였고요. 전 아니 에르노라는 작가를 처음 들어봤어요. 22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40년생 프랑스 할머니 소설가인데, '나는 내가 경험한 것만 쓴다.'는 철학을 가지고 계시죠. <진정한 장소>는 이분을 인터뷰한 책이고요.
다시 쓰는 이유로 와서요. 다들 왜 쓰세요?
주말에 이 주제 생각해 보려고요. 난 왜 쓰지? 왜 쓰고 있지?
지금 대답할 수 있는 건 이 문장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전 내 인생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어주길 바라는 것들을 쓰는 것 같아요. 더 정확한 대답에 도달하면 또 공유해 볼게요.
01월 10일 금요일 기록
저는 글을 쓴다는 것이 강바닥에 있는 돌을 꺼내는 일과 같다고 생각해요.
_ 아니 에르노, <진정한 장소>, 89쪽
아니 에르노가 또 이런 말도 하거든요.
추억은 사물이에요. 단어도 사물이죠. 돌처럼 그것들이 느껴져야 해요. (같은 책 89쪽)
도대체 이해가 안 돼서 은유 선생님께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추상적인 것에 구체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앞으로는 글 쓰면서 항상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나는 이 추억을, 단어를 돌로 느끼고 있나, 독자에게 느껴지게 하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