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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밑줄(3/3)

인생의 모든 답을 책에서 찾는 중

by 카후나

05월 26일 월요일 기록


나는 이제 '나'라는 프리즘을 통과한 부분을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하며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어디와 연결되어 있는지 가지를 뻗어나가는 나무의 방식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볼 줄 아는 사람. 그리고 그런 시를 쓰는 사람이고 싶다.

_ 안미옥, <힌트없음>, 107쪽


난임 커뮤를 운영하면서 그동안 가장 크게 배운 것이 있어요. 내가 참 내 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있다는 것이요.


시작하면서는 시험관도 3년이나 해봤으니, 좀 알잖아,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돌아보니 너무 건방졌던 거예요.


커뮤 안에서 100명이 넘는 다른 사람들의 아기를 기다리는 이야기를 자세하게 알게 된 후로, 지금은 내가 모르는 세계가 또 얼마나 더 있을까, 내 이야기가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하지 말자, 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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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27일 화요일 기록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아닌지조차 알지 못한다. (..) 다시 풀이하면 자신이 누구인지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뜻입니다.

_ 페터 피에리, <자기 결정>, 55p


잘못 살고 있는 거 같아. 깊이 보지도, 넓게 보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나, 괜찮은 걸까? 아무래도 글을 안 쓴지 오래되어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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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29일 목요일 기록


아무 약속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희망을 품는 비결, 가장 암울한 날에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비결, 신앙없이도 믿음을 갖는 비결말이다.

_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66쪽


린쯔잉 님 덕에 이 책을 다시 펴보고 이 문장을 다시 읽었어요. 여전히 모르겠지만, 2022년 7월에 읽었을 때와는 다른 마음이 드네요. 이래서 한 책을 여러 번 읽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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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30일 금요일 기록


서로서로 가라앉지 않도록 띄워주는 이 사람들의 작은 그물망이, 이 모든 작은 주고받음이 밖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그물망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게는 어떨까? 그들에게 그것은 모든 것일 수 있고, 그들을 지구하는 이 행성에 단단히 붙잡아 두는 힘 자체일 수도 있다.

_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26p


여러분은 누구의 작은 그물망이 여러분을 가라앉지 않도록 해주나요?

그리고 나는 누구의 작은 그물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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