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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밑줄(2/3)

인생의 모든 답을 책에서 찾는 중

by 카후나

05월 19일 월요일 기록


이 책이 없었다면, 난임에 대해서, 시험관에 대해서, 다른 이의 슬픔에 대해서 무감각한 사람이 되어있지는 않았을까?

_ 은별 님, <봄에의 믿음> 후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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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20일 화요일 기록


우리의 회복탄력성은 '하지만'이라는 작은 단어 하나에 달려 있다.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부정적인 서술 뒤에 '하지만'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문장을 추가하면 의미는 크게 달라진다.

_ 알리아 보질로바, <탄성인간>, 76p


공복 혈당 90~95를 유지하던 저였어요. (2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은 100~107이에요. 두려워요. 이렇게 당뇨병에 걸리면 어떡해요? 하지만! 알았으니 문제를 해결해 볼게요. 췌장아 자주 쉬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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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22일 목요일 기록


슬픔은 늘 거리와 공간을 가지고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가는 반면, 최상의 행복은 바로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마치 집에 있는 것 같은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슬픔과 행복은 각각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슬픔과 기쁨, 이라는 게 정말 유용한 표현일까? 해가 갈수록 나는 우리가 감정을 나타낼 때 다른 표현을 쓰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깊은, 혹은 얕은이라는 표현은 어떨까?

_ 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207쪽


메타포라 12기 후속모임으로 이 책을 다시 읽었어요. 역시 따따봉입니다.


지난 3~4년간 제가 주목하고 있는 단어가 '슬픔'이에요. 슬픔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지내는데 이런 구절이 나와서 밑줄을 그었어요.


거의 절연할 뻔한 친구가 있어요. S의 인생은 언제나 반짝반짝이었는데, 최근 그녀에게 많은 슬픔이 한꺼번에 찾아왔어요. 지난 일요일에 그녀와 단둘이 만나서 커피를 마셨는데, 많이 변했더라고요. 이제 이기적인 말이나 질문을 하지 않아서 놀랐어요.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서 질문이 생겼어요. 사람에게 슬픔과 상실이라는 것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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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23일 금요일 기록


지금보다 젊었을 때, 나는 사귀는 남자들을 면밀히 연구하고, 그들의 바보같은 행동 뒤에 어떤 고통이나 제약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런 것들이 너무 잘 보였기 때문에 그들을 너무 쉽게 용서했고, 나의 기운을 써가며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했다. 깊은 곳만 보느라 표면을 보지 못하고, 원인만 보느라 결과를 보지 못했던 셈이다.

_ 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341쪽


이 책에 뼈 자주 맞았는데, 그 중 최고로 순삭된 부분입니다. 깊은 곳만 보느라 표면을 보지 못하는 일. 이걸 평생하며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또 뭘 못 보고 있을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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