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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7월의 밑줄(2/2)

7월에 정신 없었는데, 그럼에도 읽기는 읽었네

by 카후나

07월 14일 월요일 기록


누군가 물어야만 할 수 있는 말. 나도 모르게 알게 된 나의 진심. 표현하고 나니 조금 더 뚜렷해진 나라는 사람. 두 사람의 세계가 만날 때만 찾을 수 있는 마음의 길. 나는 그것을 '인터뷰'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_ 장은교, <오늘도 당신이 궁금합니다>, 76쪽


인터뷰 초보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난임 세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알리자는 이유로 인터뷰를 한지 일 년도 안되었고, 총 5명을 인터뷰한 것이 다입니다. 얼마 전에 인터뷰한 사람은 자신이 한 말이 정리된 텍스트를 보더니 고맙다고 했습니다. 자기가 통과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해상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요. 그날은 아주 오랜만에 잘 살고 있다는 감각이 찾아왔습니다.


07월 15일 화요일 기록


일상을 장면화하세요. 돈텔벗쇼.

_ 문지혁, <중국한국어>, 154쪽


어제 다섯 시간을 날렸습니다. 릴스로 게시물을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릴스도 글쓰기처럼 돈텔벗쇼 이걸 더 생각하고 다시 실행해 봐야겠습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파이팅.


07월 16일 수요일 기록


되풀이하는 것만이 살아있다.

되풀이만이 사랑할만하다.

되풀이만이 삶이다.

_ 문지혁, <중국한국어>, 162쪽


되풀이하는 말, 행동 뭐가 있으세요?


07월 17일 목요일 기록


사람들에게는 그저 삶의 활력소처럼 가볍게 비난하고 싶은 대상이 필요한 것뿐이라고 여기려 애썼다. 자기 방의 벽지를 바꿀 수 없을 땐 남의 집 현관이 더럽다고 생각하면 많은 위안이 되니까.
_ 김애란, 단편 <숲속 작은 집>, <안녕이라 그랬어> 78쪽


비교하는 마음에 자꾸 관심이 간다. 왜 사람들은(나도 그렇겠지) 니가 나보다, 내가 너보다 이런 말에서 그렇게 큰 위안을 얻는 걸까? 그리고 동시에 비교하며 그만큼이나 자신이 싫어질 수 있는 걸까?


07월 18일 금요일 기록


우리가 집을 잃어서도, 이웃을 잃어서도 아니었다. 우리가 정말 상실한 건 결국 좋은 이웃이 될 수 있고, 또 될지 몰랐던 우리 자신이었다는 뼈아픈 자각 때문이었다.

_ 김애란, 단편 <좋은 이웃>, <안녕이라 그랬어>, 142쪽


나는 또 어떤 나를 오늘도 잃어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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