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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9월의 밑줄(2/3)

은유, 정희진, 성해나를 읽으며

by 카후나

09월 08일 월요일 기록


제게 글이 잘 써지는 시간대는 배고프지 않고, 체력이 비축되어 있고, 마감을 일주일 앞둔 아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_ 은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263쪽


마감이 없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마감이 없는 일은 시작도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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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09일 화요일 기록


"나는 모르겠어" 라고 말하는 가운데 새로운 영감이 솟아난다는 사실 (96년 쉼보르카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발표했던 연설문의 일부)

_ 은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292/293쪽


올 1월에 읽기 시작한 이 책을 오늘 완독했다. 한 책을 9개월동안 읽은 최초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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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10일 수요일 기록


너무 고통스러울 때는 이 말을 반복하라는 거예요.

도와주세요.

고맙습니다.

저를 이 상황에 맡깁니다.

_ 정희진, <정희진의 공부> 팟캐스트 중에서


(문장과 상관 없는 육아 일기)

- 아이들 뼈는 빨리 붙는다더니 한 달만에 깁스를 풀고, 유치원에 가기 시작했다. (할렐루야!)


- 새로운 유치원으로 바꿔 지난주부터 다니고 있는데, 어제 오늘은 오후 3시까지 있었다. (원래 4시까지) 아주아주 오랜만에 '이완', '평화'를 경험했다. 내 일상을 어디 맡겨놨다가 찾아온 기분이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집, 유치원에 감사를 전한다. 거기가 평화를 생산하는 곳이었다!


- 어제도 그제도 응아를 못한 딸이 오늘 오후에 드디어 응아를 만들어냈다. 오늘 하루 중 가장 기뻤는데, 만세를 하며 환호하다가 갑자기. 이게 이렇게까지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며 똥기저귀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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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11일 목요일 기록


엄마의 말은 언제나 행간이 넓다. 그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감정을 짚어내는 건 내 몫이다.

_ 성해나, <김일성이 죽던 해>, <빛을 걷으면 빛> 357쪽


행간이 좁은 말을 하고 사는 나는 행간이 넓은 말을 잘 못알아 들을 때가 많다. 그래서 아빠 말을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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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 12일 금요일 기록


너 사과가 웃으면 뭔지 아냐?

네?

사과가 웃으면....풋사과다.

(..)

긴장 좀 풀어라.

_ 성해나, <오즈>, <빛을 걷으면 빛> 소설집 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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