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 정희진, 성해나를 읽으며
09월 08일 월요일 기록
제게 글이 잘 써지는 시간대는 배고프지 않고, 체력이 비축되어 있고, 마감을 일주일 앞둔 아침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_ 은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263쪽
마감이 없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마감이 없는 일은 시작도 안한다.
09월 09일 화요일 기록
"나는 모르겠어" 라고 말하는 가운데 새로운 영감이 솟아난다는 사실 (96년 쉼보르카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발표했던 연설문의 일부)
_ 은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292/293쪽
올 1월에 읽기 시작한 이 책을 오늘 완독했다. 한 책을 9개월동안 읽은 최초의 경험!
09월 10일 수요일 기록
너무 고통스러울 때는 이 말을 반복하라는 거예요.
도와주세요.
고맙습니다.
저를 이 상황에 맡깁니다.
_ 정희진, <정희진의 공부> 팟캐스트 중에서
(문장과 상관 없는 육아 일기)
- 아이들 뼈는 빨리 붙는다더니 한 달만에 깁스를 풀고, 유치원에 가기 시작했다. (할렐루야!)
- 새로운 유치원으로 바꿔 지난주부터 다니고 있는데, 어제 오늘은 오후 3시까지 있었다. (원래 4시까지) 아주아주 오랜만에 '이완', '평화'를 경험했다. 내 일상을 어디 맡겨놨다가 찾아온 기분이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집, 유치원에 감사를 전한다. 거기가 평화를 생산하는 곳이었다!
- 어제도 그제도 응아를 못한 딸이 오늘 오후에 드디어 응아를 만들어냈다. 오늘 하루 중 가장 기뻤는데, 만세를 하며 환호하다가 갑자기. 이게 이렇게까지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며 똥기저귀를 정리했다.
09월 11일 목요일 기록
엄마의 말은 언제나 행간이 넓다. 그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감정을 짚어내는 건 내 몫이다.
_ 성해나, <김일성이 죽던 해>, <빛을 걷으면 빛> 357쪽
행간이 좁은 말을 하고 사는 나는 행간이 넓은 말을 잘 못알아 들을 때가 많다. 그래서 아빠 말을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 걸까?
09월 12일 금요일 기록
너 사과가 웃으면 뭔지 아냐?
네?
사과가 웃으면....풋사과다.
(..)
긴장 좀 풀어라.
_ 성해나, <오즈>, <빛을 걷으면 빛> 소설집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