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편이 고생했던 비행기 멀미도 없었고, 갔을 때나 왔을 때의 시차 적응도 꽤 수월했고, 귀국 후 삼일 만에 일도 다시 시작해서 나의 일상으로 곧바로 돌아온 줄 알았다. 그런데 노트북을 펼 수가 없었다.
한 달 동안, 수십 년 전에 같이 울고 웃던 그리웠던 지인들과 마음과 생각을 나눌 때 느꼈던 감정은 젊은 시절의 나의 감정과 마구 뒤섞였고 그 위에 연락 없이 살아온 서로의 날들에 관한 폭풍 같은 새로운 정보들이 서서히 스며들기까지 나에게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한 달이 걸렸다.
몸과 마음의 쉼을 얻으려 떠나는 여행이나, 미지의 곳으로 향하는 도전적인 여행이 아닌 과거와 현재의 사이를 메꾸고 온 그런 특별한 여행을 이제야 마쳤다. 극진히 반겨주었던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청년의 시절로 시간여행을 한 듯한 뜻밖의 여행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