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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미 Jan 09. 2024

엄두

감히 무엇을 하려는 마음을 먹음

해야 하는 일은 물론이요, 하고 싶은 일을 앞두고도 엄두를 내지 못할 때가 있다. 나는 이사를 앞두고 있을 적마다 살림을 줄이는 엄두가 나지 않았고, 큰 손님을 맞아야 할 상차림 준비가 그랬고 처음 가는 길이나 먼 길을 혼자 운전해야만 할 때에도 그랬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나는 해냈고, 그날들은 지나갔다.


반면 돌이켜보면 처음이라 두렵고 힘에 부치는 인생 길이 초행이어서 오히려 쉽사리 엄두를 낼 수 있던 적이 많다. 어려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자라서 사랑하고 결혼해 아이를 낳고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가르치고 사랑을 주고받는 모든 하루하루가 사실은 그랬다. 내가 감히 무엇을 하려는 마음을 먹은 것은 복이었다.


나날이 가속이 붙어 묵직해진 나이를 짊어진 부실한 육체는 앞으로 더 엄두가  나지 않을 일들을 맞겠지만 이제까지 걸어온 길이 내 힘만이 아니었음을 잊지 말고 감히 이것저것 엄두를 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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