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서 베란다에 있던 화분 몇 개를 거실로 들였다. 시선이 자주 초록에 닿으니 좋다. 가까이 두니 더 애정이 솟는다.
코로나 시절에 식물을 기르는 이가 늘었다지만, 당시 살던 집은 볕이 없다시피 해서 나는 그러질 못했었다. 선물 받은 고무나무가 간신히 연명하고 있었는데, 여기 남향의 9층집으로 이사하니 잎새에 생기가 오른다.
거실 공간을 고려하지 않고 새로 화분 몇 개를 더 사는 호기를 부리니 볕이 안으로 들어오는 곳까지 하나둘씩 화분이 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겉 옷을 하나 더 걸치고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 바람을 들여 환기를 한다. 나와 그들에게 모두 이롭다. 해를 향해 호접란은 꽃대를 틀고, 갖가지 잎새들은 해 쪽으로 기운다.
살고자, 자라고자 하는 기운이다. 아름답다. 심긴 식물은 온전히 사랑과 관심에 그 수명이 달렸으니 이곳저곳 유튜브 채널을 넘나들며 정보를 얻고 있다. 영화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그 안에 식물이 보인다. 아무래도 사랑에 빠진 듯하다. 그러나 이 또한 과유불급이니... 식물원을 만들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