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조은미

매 주말마다 비가 온다. 봄비이다. 이제 진한 초록잎 사이로 찰나의 봄은 새어나갈 것이고 그 끄트머리를 잡고 뜨거운 바람이 딸려올 것이다.


옛날에, 지겨운 교복을 졸업했을 때, 날씬하고 멋쟁이였던 엄마의 빨강 재킷과 검은색 주름치마를 입고 '신입생 환영회'에 갔었다. 청바지에 벙벙한 파랑 파랑 점퍼를 입고 동그란 금테 안경을 쓴 서클회장은. 다시 새로운 꿈을 위해 ‘영어공부’를 제안했다. 영자신문과 잡지를 들고 나타나 ‘다 함께’ 공부하자던 선배님과 둘이서 연애했다. 봄비 나리는 날에 우산 한 개를 나누어 쓰며 시작됐다. 그리고 주말마다 비가 왔다..


비 내리는 봄날이 오면 "아, 왜 매주 비가 오는 거야?!"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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