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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미 Mar 27. 2022

포옹(抱擁)

‘포옹’ 품에 껴안다. 나는 이 예쁜 말이 한자로 된 우리말인지 몰랐다. 그저 느낌상 아주 멀리서 온 외래어인 줄 알았다. 그러고 보니 나는 말 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포옹하는 것도 참 좋아한다. 아이들이 아가였을 때와는 달리 제법 가슴팍이 펴져 포옹다운 포옹을 했을 때, 그래서 맞닿은 심장의 역동이 느껴지면 행복하다.

누군가는 머리에 또 누군가는 장에 있다 하는 그 ‘마음’들이 서로 직행하는 순간이다.


독립을 선언하고 따로 생활하는 딸애와의 만남과 헤어짐에 포옹은 필수다. 그 폭신폭신한 느낌이 좋다. 아빠보다 더 넓어지고 단단해진 막내아들과의 포옹은 싱그럽고 대견하다. 엄마가 깨어지기라도 할 듯 살살 등을 쓸어내리고 먼 타국으로 떠난 큰 아들 그 섬세한 포옹은 더욱 그립다.


때때로 일상이 힘겨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팔을 벌리고 남편에게 말한다. “우리 충전하자.” 

짧게 혹은 길게 포옹하고 나면 나는 늘 충전된다. '포옹’ 사랑스러운 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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