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의 겨울

by 조은미

햇살이 귀하다.

구름 낀 하늘이 일상이며,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날린다. 스프레이처럼 뿜는 가벼운 비…

독일의 겨울이 습하다는 말을 이제야 이해했다.

30분가량 걷는 중에 우산을 폈다 접다를 두어 번,

나도 그냥 이곳의 사람들처럼 후드를 뒤집어썼다. 처음엔 찜찜하더니 금방 마음이 편해진다.


작년 초겨울에는 싸라기 눈 정도만 만났는데, 이번은 함박눈을 온몸으로 맞으며 걸었다.. 흩어져 날리고 밟히며 사라졌던 그때의 낙엽들처럼 탐스런 흰 눈은 밟혀 뭉개져 녹으며 바지와 신발을 적시고는 급히 흔적을 지워갔다. 폭설 후에도 빙판이 되지 않는 점은 고맙다.


공원과 광장과 빌딩 숲 울퉁불퉁한 돌바닥 사이사이 흙 아래로 비와 눈은 스며들고, 불어대는 바람은 땅을 부지런히 말린다. 매섭지 않은 축축하고 으슬으슬한 독일의 겨울 끝에서 숙소와 아들네를 부지런히 걸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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