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y Jul 23. 2020

여행 이야기

지리산 자락에서 5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시조시를 짓다.

학창 시절 , 국어 고전 시간에 배웠던 시조시의 구조...

거기 꺼지는 확실히 기억이 났다.

시조시의 구조를 들으며 , 배우며 설마 시조시를 지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던 7월 어느 날...

그렇게 난 일행들과 더불어 시조시를 지어야만 했던...

처음엔 , 머릿속이 까맣거나 하얗던 먹먹함 , 에이 빨리 부엌으로 들어갈 걸  하는 생각뿐..

러나  어차피 벌어진 상황에...

차분히   떠올라진 그 날 낮의 고택 담에 늘어졌던 감나무.

시조시의 구조에 따라 3.4. 를 떠올리며 단어와 문정을 나열해보던 시간   

하나 맘같이 이어지지 않던 순간 , 그 날 내내 떠오르던 외할머니의 모습..

렇게 거슬러 생각은 어린 시절 외가이던 당진읍 외할머니 댁.. 눈 앞에 펼쳐졌던 누에고치와 희미한 기억 속 당시의 그 동네 동무들...

무엇이든 본인이 겪은 경험을 주제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란 사실도...


그렇게 난 뜻밖의 장소에서 , 뜻밖의 시간에 내 생애 첫 시조시를 지었다.

부엌일도 도와야 해서 서두르다 보니 그림은 내가 원하던 것과 달리 형이 상학적인 것으로 돼 버린 아쉬움을 안은 채

처음으로 천연 치자물에 염색을 해보기도...


빨랫줄에 널린 모든 분들의 손수건이 환하게 빛났던...


내 어릴 적 할머니 댁 앞마당 누에고치
 한없이 쳐다보던 동그란 눈동자들
그 시절 그 눈망울들 지금은 어디일까.


김은미. 2020.7. 어느 날


생각도 못한 내 생애 첫 시조시가 그 날 저녁 시조 시샘의 평론에  그만 3등을 먹어버렸다는... 부끄러운 자랑도 함께...


지리산 칠월 어느날에 빨랫줄에 걸려진 나붓기던 손수건들의 추억은 오래오래 저장될듯.

2등과 1등의 시조시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