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y Sep 25. 2020

에밀리의 소셜 쿠킹

에밀리의 메뉴들

여름 끝무렵부터 잠시 지인의 요청으로 알바를 다닌다.

88년생 파릇파릇한 둘째 아가를 임신한 그녀네로

이제 갓 돌을 지난 재민 군은 나와 같은 9월생에다

12해를 몇 바퀴를 돌아 같은 용띠다.

그래서인가 정이 참 많이 들고 있는 요즈음이다.

참 편리한 세상이란 걸 확인한 건 이유식 머신을 보고서 였다

스팀 기능용  찜기 구가 삼단으로 왼쪽에 자리 잡고 , 오른쪽엔 분쇄기가 장착된..


코로나로 인해 세상은 바뀌었지만 계절은 봄에서 긴 장마를 지나 폭염으로 뒤덮던 여름을 스치고 이젠 완연한 가을이다.

9월 , 나에겐  무척이나  분주한 나날들이었다.


두 해 전 엄마의 간병으로 미뤄뒀던 자격증 시험공부 하나도 같이 병행한 탓에 ,

이 한 달을 , 하루를 몇 시간으로 구분하면서 지냈는지 모를 만큼 지나가 버렸다.

 

음악심리치료사라는 자격증을

결국 두 번의 시험을 통해 획득했고 ,

아이와 임산부를 챙기고

새벽 출근하는 아들의 도시락을 간단하게나마 두 개씩 챙겼다.

물론 주말인 옆지기와 막내까지 합류로...


제철 반찬과 이유식

김밥과 주먹밥도 유부초밥을

집밥을...


그렇게 숨 가쁜 중에

어제 쉬는 날  내 마음은 길상사의 꽃무릇에 가 있었다.

가상의 현실에서 말이다.


오늘 우연히 꽃무릇과 상사화를 동시에 만났다.

재민네 아파트 화단 뒷 쪽에서 말이다.


심봤다!!!

나 홀로 탄성을 지를 만큼..


행복은 소소함에서 최고이다.


에밀리의 가득한 한 달의 반찬과 음식들을 올려놓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밀리의 일본어 식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