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치의 운전
초행길은 늘 네비가 안내하는 시간보다 20~30분은 늦는다. 미리 어디로 가야겠다 단단히 마음먹고 준비하지 않으면 잘못 가기 일쑤다.
어떤 날은 좀 편안해지기도 하는데, 여전히 운전대를 잡는 게 익숙해지지 않는 운전 10년 차..
날이 좋을 때는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작년에 자전거를 샀다! 나의 예쁜 자전거.
대중교통으로 가기 좋은 곳은 버스를 이용한다. 버스를 타보니 좋은 점도 많다. 운전할 때는 운전만 해야 하는데, 버스를 타면 가는 시간 동안 책을 읽거나 할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좁은 골목, 복잡한 곳에서 특히 취약한데 그런 곳에서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웬만하면 운전해서 어디 갈 생각을 안 하는데, 그래도 해야만 할 때가 있다.
내내 덜덜 떨면서 운전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10년 차인데..ㅎㅎ 다만 이렇게 길을 잃고 헤맬 때 마음이 부산하다.
뒤에 아이 둘이 타고 떠들면 괜히 더 혼란하다. 집중할 수 있게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그게 되나. 어떻게 어떻게 집으로 돌아온다.
진이 빠진다.
그래도 못하는 것보다야 할 수 있는 게 좋다. 운전 못하는 삶은 이젠 상상할 수 없다.
어떤 날은 잘못 든 길로 가면서, 그 동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옆에 호수가 있기도 하고, 오래된 버드나무가 늘어져 잠시 차를 멈추기도 했다. 꼭 돌아가는 게 나쁜 건 아니다.
걷도,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차를 타고
더 헤매고, 더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