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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mi Lee Mar 01. 2023

허전함

이별



허전함


​말은 조금 덜 하고 싶은데, 어떤 이야기를 자꾸 한다. 나는 그 사람을 모두 잊었다고 정말 기억 속에서 지우고, 몰랐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데. 있었던 일이 어떻게 없던 일이 되겠어.

이전에는 더 자주 그 사람 이야기를 했었고, 괜찮다고 하면서도 그 사람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괜찮은데, 때로 허전함이 밀려오고, 여전히 의문이 들고, 그리고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이제 정말 괜찮아.”

뭐가 괜찮은 거지?


이따금 헛헛해진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우리는 이렇게 되고 말 운명이었을까? 가끔 내가 느낀 삐걱거림이 이런 것이었나?

그런데 어떻게 다른 두 사람이 똑같이 맞을 수 있겠어.

어른이 돼서도 이럴 수 있구나. 나는 그동안 어쩌면 적당히 맞춰가는 사람이었는데, 어떤 이에게 참을 수 없는 부분이었을까?​


내가 미안해라고 말했던가? 나는 한 것 같은데, 내가 하지 않았던가? 이런 생각해서 뭐 해. 다시 이야기 나눌 마음도 없으면서. 몇 번의 시도가 그것 보라는 듯, 어긋났었잖아.

할 수 있는 건 해봐야지라고 생각하며, 내가 보였던 미련.

결국 그 사람에게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 나는 있던 일을 없던 일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친구와 멀어지고, 1년 나는 때때로 그이 생각이 나고, 어떻게 이렇게 돼버렸나 종종 생각했다.

두어 번 더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서, 참지 못하고 연락을 하기도 했지만, 이상하다. 관계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었나?​


나는 해본 적이 없어 이별이 서툴고, 맺고 끊음이랄 것도 없다. 어쩌면 모호한 사람.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었는데.

사랑하다 헤어진 사람처럼 내 마음에 그 사람 자리가 아직 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 이제는 그 사람 얼굴을 봐도, 소식을 들어도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다. ​


이게 그냥 여자 사람 친구에 대한 이야기라니..

이렇게 헤어질 수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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