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275
사람은 나무와 같다. 뿌리를 땅에 내리고 태양과 비를 기다리며 자라지만, 언제나 다른 나무와 연결되어 숲을 이룬다. 그러나 모든 나무는 결국 자신의 힘으로 서 있어야 한다. 어느 날 깨달았다. 숲의 위로움에만 기대어 설 수는 없다는 것을. 내 뿌리를 단단히 심고, 내 힘으로 빛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내게는 과거, 타인의 인정과 도움에 기대는 시간이 있었다. 그들은 든든한 바람처럼 내 잎사귀를 흔들어주고, 나를 성장시키는 듯 보였다. 하지만 바람은 영원하지 않다. 언젠가 바람이 잦아들고, 홀로 서야 할 순간이 찾아왔다. 나는 무너질 듯한 고독과 두려움 속에서 배웠다. 내 안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첫걸음은 불안했다. 작은 결정을 내릴 때도 타인의 조언이 없으면 한없이 흔들렸다. 하지만 매번 내 힘으로 내린 선택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실패는 쓰라린 기억이 아니라, 뿌리를 더 깊이 내리게 하는 비가 되었다.
독립은 타인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혼자 걷는 시간은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그것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깨닫게 했다. 때론 타인의 손길 없이 해야 하는 일이 버겁기도 했지만, 내 손으로 이루어낸 작은 성취들이 모여 나를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의존하지 않는 법을 배우기 위해, 스스로 나를 돌보는 연습을 했다.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뜰 때, 오늘 하루를 내 방식대로 설계하는 것. 필요한 물건을 직접 고르고,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것. 이런 일상이 반복되자,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혼자 선다는 것은 고독 속에서 자신을 다독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바람이 불어와도 쓰러지지 않기 위해, 나무는 자신의 뿌리를 깊게 내린다. 그리고 나무는 뿌리로부터 물을 끌어올리고, 스스로의 가지로 빛을 모은다. 나도 그랬다. 더 이상 타인의 도움만으로 자라기를 멈추고, 스스로 빛을 찾기 시작했다.
오늘도 혼자 걸으며 생각한다. 내가 혼자 설 수 있는 법을 배운 순간들 덕분에, 이제는 더 자유롭게 나를 펼칠 수 있음을. 의존하지 않는 법은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법이었다. 그리고 힘은 내가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뿌리가 되었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