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출발점에서 시작된다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274

by 은파랑




모든 길은 출발점에서 시작된다


모든 길은 출발점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출발점은 종종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지도 위의 점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움트는 작은 떨림이다. 내가 출발하는 곳은 발걸음이 머물렀던 과거와 아직 닿지 않은 미래가 겹쳐지는 순간, 지금이다.


출발은 두려움과 설렘을 동반한다. 익숙한 자리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과 새로운 길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뒤엉킨다. 가끔 묻는다.


'지금,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걸까?'


어쩌면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출발은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용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출발하는 곳은 작은 창문 너머의 풍경이다. 비바람이 흩날리던 날, 창문을 열어본 순간 알았다. 창밖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 길 위를 서성이는 그림자들, 끝없는 하늘이 있었다. 모든 것이 나를 부르며 말했다.


"이제 너의 얘기를 시작해라."


출발점에는 흔적이 남는다. 내가 디딘 자리마다 머물렀던 감정들과 배움이 남아 그것들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실패의 고통, 사랑의 온기, 꿈의 조각들. 모든 것이 모여 발을 딛는 힘이 된다. 나는 과거에서 출발하며 그 위에 새로운 길을 그린다.


출발은 작지만 위대하다. 그것은 아직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손을 뻗는 행위다. 내가 출발하는 곳은 내가 꿈꾸는 곳이다. 그것은 끝없이 이어진 길 위에서 다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지금, 첫 발을 내딛는다. 발밑에 흙이 닿고 바람이 나를 밀어준다. 출발의 순간은 언제나 혼자지만 길 위에는 수많은 인연과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내가 출발하는 곳은 여기, 지금이다.


출발이란 끝없는 반복의 순간 속에서 삶을 새롭게 선택하는 일이다. 내게 주어진 짧은 시간을 발걸음으로 채워가는 일이다. 그러니 출발한다. 자신에게, 아직 보지 못한 세상에 닿기 위해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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