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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근무가 신체 리듬에 미치는 영향

eunparang

by 은파랑




교대 근무가 신체 리듬에 미치는 영향


어둠이 깔린 밤 누군가는 고요한 휴식을 맞이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깨어 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아올 무렵 그들은 이제야 잠자리에 든다. 밤과 낮이 뒤섞인 삶,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우리 몸은 태양의 주기를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아침이 되면 깨어나고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쉬도록 조율된 신체 리듬이자 생체 시계는 수천 년에 걸쳐 진화해 왔다. 하지만 교대 근무는 이 리듬을 강제로 깨뜨리며 결국 우리 몸과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우리 몸에는 '서카디언 리듬(Circadian Rhythm)'이라는 내부 시계가 있다. 이는 빛과 어둠의 변화를 감지하며 수면과 각성뿐만 아니라 호르몬 분비, 체온 조절, 신진대사까지 조율한다.


그런데 교대 근무로 인해 낮과 밤이 바뀌면 이 리듬이 혼란에 빠진다. 생체 시계는 여전히 낮에 활동하도록 설정되어 있지만 우리는 밤에 깨어 있어야 한다. 이 불일치는 피로감을 넘어 건강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불면증, 단절된 수면, 수면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에 따르면 교대 근무자는 일반적인 주간 근무자보다 수면 시간이 평균 1~4시간 짧으며 수면의 질도 떨어진다.


특히 야간 근무 후 낮에 잠을 자야 할 때 주변 환경인 빛, 소음으로 인해 깊은 수면을 취하기 어렵다. 이렇게 축적된 피로는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소, 심지어 교통사고 및 업무 중 실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교대 근무는 신진대사의 균형을 무너뜨려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밤에는 인슐린 감수성이 낮아 음식이 지방으로 저장되기 쉬워진다. 교대 근무자는 불규칙한 식사 습관과 야식 섭취가 많아져 체중이 쉽게 증가한다. 장기적으로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4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는 심장에 큰 부담을 준다. 교대 근무자는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위험이 일반 근무자보다 높다. 연구에 따르면, 교대 근무자는 심장마비 발생 확률이 최대 23% 증가한다. 밤 근무로 인해 교감신경이 과활성화되면서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혈관 기능이 저하되어 동맥경화 위험이 커진다.


밤을 거듭하며 일하는 삶은 정신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 세로토닌(Serotonin)과 멜라토닌(Melatonin) 수치가 감소하면서 우울증과 불안 장애의 위험이 높아진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될 가능성이 커진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생활 패턴이 맞지 않아 외로움을 느끼기 쉽다.


연구에 따르면, 교대 근무자는 일반 근무자보다 우울증 발생 확률이 33% 높으며, 불안 장애도 더 많이 경험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교대 근무를 '발암 가능성이 있는 요인(Group 2A)'으로 분류했다. 야간 근무로 인해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는데 멜라토닌은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 교대 근무를 오래 한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30% 증가하며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벽한 해결책은 없지만 신체 리듬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교대 근무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들은 존재한다.


교대 근무 일정이 바뀌더라도 수면 시간을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간 근무 후 낮잠을 잘 때는 완전히 어두운 환경에서 4~6시간 정도 깊게 자는 것이 좋다.


야간 근무 직전에는 밝은 빛을 쬐어 각성을 유지하고 퇴근 후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빛 노출을 최소화하면 멜라토닌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 자기 전 블루라이트를 발생하는 스마트폰, TV 등의 노출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밤 근무 중에는 가볍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정제 탄수화물인 빵, 과자, 라면보다 견과류, 계란, 생선 등을 섭취하면 혈당 변동을 줄일 수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신체 리듬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순환 주기를 점진적으로 변경하는 방식이 신체 부담을 줄인다. 3교대보다는 2교대낮/밤으로로 근무 형태를 조정하면 생체 리듬에 적응하기가 수월하다. 근무 일정이 자주 바뀌는 것보다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신체 건강에 유리하다.


교대 근무는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병원, 공항, 공장, 경찰, 소방서 등 수많은 직업이 밤에도 쉼 없이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건강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몸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 쉬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신체 리듬을 최대한 지키고 건강을 위한 습관을 만들어 간다면 낮과 밤이 뒤바뀌는 삶 속에서도 우리는 균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시계는 몇 시를 가리키고 있는가?

그 시계가 어디를 향하든 당신의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기를 바라며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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