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타 365 #19
- 프리다 칼로
아름다움은 고요한 정원에서 피지 않는다. 그것은 눈물의 어둠 속에서, 절망의 붉은 뿌리 아래서 천천히 피어난다.
칼로는 알고 있었다. 꽃은 상처의 가장자리에서 움튼다는 것을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의 강렬한 태양과도 같은 화가였고 자신의 고통을 가장 솔직하게 마주한 예술가였다.
그녀는 6살에 소아마비를 앓았고 18살엔 버스 사고로 척추와 골반이 부서졌다. 수십 번의 수술과 침대 위의 나날들 속에서 그녀는 그림을 그렸다. 아니 그녀는 고통을 채색하고 절망을 붓으로 불태웠다.
“나는 나의 현실을 그린다.”
현실은 늘 통증 속에 있었지만 그녀의 붓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력을 그려냈다. 그녀의 고백 같은 그림들은 말한다. 고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프리다 칼로의 인생은 연속된 무너짐이었다.
몸은 부서졌고 사랑은 배신했으며 세상은 그녀의 통증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쓰러진 자리에서 붉은 꽃을 피웠다.
침대에 고정된 채 거울을 천장에 달고 자신을 바라보며 그린 자화상 속에서 그녀는 울고 있었고 웃고 있었으며 결코 사라지지 않는 존재로 자신을 새기고 있었다.
그녀는 말한다.
“아픈 것도 나고, 피어나는 것도 나다.”
그녀의 그림은 울부짖음이었고 동시에 찬란한 탄생이었다.
우리는 고통을 두려워한다.
부러지는 것을 피하고 깨지는 것을 감추며 살아간다.
하지만 프리다는 거꾸로 말한다.
부서지지 않았다면 피어나지도 않았을 거라고
때때로 인생은 우리를 무너뜨리지만 조각들 위에서 우리는 새로운 무늬를 만들 수 있다.
눈물로 적신 씨앗이 가장 진한 꽃을 피우는 법이다.
고통은 우리를 깊게 만들고
깊어진 마음은 비로소 진짜 무언가를 낳는다.
프리다는 증명했다.
어떤 찬란함도 어둠을 통과하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지금 당신이 견디고 있는 아픔 또한 언젠가
당신만의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피어남이 얼마나 찬란한지 고통은 알고 있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