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라는 조용한 기적에 대하여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2

by 은파랑




배움이라는 조용한 기적에 대하여


소원을 빈 적이 있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했던 시간

물가의 돌을 주워 조심스레 탑을 쌓았다.


돌 하나, 또 하나

숨죽이며 얹을 때마다 마음속 어딘가에

누군가 들어주기를 바라는 바람이 흘러갔다.


바람은 스쳐 지나갔고

돌탑은 가끔 무너졌지만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소원을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책 한 권을 펼쳤고

익숙하지 않은 단어 하나를 마음에 품었다.


모르는 것을 안다는 것

단순한 기쁨이

생각보다 더 깊게 나를 흔들었다.


하루하루

배움은 물처럼 나를 적셨다.

단단하게 굳어 있던 편견과

오래된 상처 사이를

배움은 부드럽게 스며들어

천천히 치유하고

조용히 방향을 틀게 했다.


이제 안다.

돌탑이 소원을 이뤄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군가의 자비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나를 키우는 일이 먼저라는 것을


배움은 불쑥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하루 한 줄의 문장

하루 한 번의 깨달음

하루 한 번의 질문이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나답게 만든다.


언제부턴가

소원을 빌지 않는다.

대신 배우고

깨닫고

또 걸어간다.


그리고 어느 날

거울 속 내가

조용히 말하는 것을 듣는다.


"괜찮아, 이제는가 너의 소원을 들어줄게."


배움을 멈추지 마라.

지식이 아니라 내면을 비추는 빛을 품기 위해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이유를 찾기 위해


돌탑은 언젠가 무너지지만

배움으로 쌓은 너는

물처럼 흘러가되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은파랑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습관이 꽃이 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