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parang
삶은 언제나 강 하나쯤은 품고 있다.
강은 넓고
깊고
냉정하다.
건너고 싶지만
방법이 보이지 않을 때
강가에 멈춰 선다.
망설임이란 짐을
어깨에 진 채로
젊은 날,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도
그런 강 앞에 섰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마음은 건너편을 향해 있었지만
발은 모래에 박혀, 움직이지 못했다.
하루 종일 머뭇거리다
마지막 배에 올라타고
모기만 한 소리로 "돈이 없다."라고
뱃사공에게 겨우 입을 떼었다.
돌아온 건 따뜻한 이해가 아닌
싸늘한 뺨 한 대
그는 말했다.
"뺨 한 대 맞고 건널 줄 알았으면 아침 일찍 건너는 건데."
한 마디에
그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두려움은 순간이지만
건너지 못한 시간은 영원히 남는다는 것
배짱
그것은 무모함이 아니라 망설임을 밀어내는 용기다.
자신감
그것은 실패를 무릅쓰고 내딛는 첫걸음이다.
이후 정 회장은 인생의 강 앞에서
늘 뺨 맞을 각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의 용기는
길이 되어, 수많은 사람의 앞을 열었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곳이
아직도 강가라면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당당하게
한 걸음 내디뎌 보자.
설령 뺨 한 대쯤 얻어맞더라도
건너간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니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