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드러낼 때, 사랑은 더 깊어진다

eunparang

by 은파랑




나를 드러낼 때, 사랑은 더 깊어진다


사랑은 마음속에만 머물 수 없다. 진심이지만 말하지 않으면 오해로 스치고, 외면당했다고 느껴질 수 있다. 미국 임상심리학자 마셜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는 ‘비폭력 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NVC)’ 이론을 통해 말한다.


“사랑은 감정이지만,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계의 질을 결정한다.”

로젠버그는 자기표현을 감정적으로 풀어내는 데 필요한 네 가지 단계를 제안했다.

관찰, 감정, 욕구, 요청.


“당신이 요즘 내 이야기를 잘 안 들어주는 것 같아”라는 말은 비난이 아니라, “나는 외롭고, 함께 나누고 싶은 욕구가 있어. 나와 이야기 나눠줄 수 있어?”라는 정중한 요청으로 바뀔 수 있다.


그림 프리다옥


사랑 안에서 진심을 표현한다는 건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오해 없이 전하려는 노력이다. 화를 내지 않고도 슬픔을 말할 수 있고, 불만을 얘기하면서도 관계 약속을 지킬 수 있다. 자기표현은 말의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상대를 향한 존중과 나 자신을 보호하려는 용기다. 사랑은 진심으로 충분하지 않다. 진심을 가장 따뜻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마음. 그것이 사랑을 오래 지키는 방법이다.


사랑은 타인으로 향하는 듯 보이지만 언제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사랑 속에서 길을 잃는다. 자신을 보듬지 못한 채 주는 사랑은 쉽게 지치고 때론 왜곡된다. 자기 사랑은 이기심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완전하지 않아도, 흔들려도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귀 기울이는 사람만이 타인의 감정에도 진심으로 반응할 수 있다. 하지만 종종 자신을 소외시킨다. 타인의 기대에 맞추고 평가에 흔들리며 내 안의 목소리를 잊는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사랑은 타인을 향해 나가면서도 점점 자신으로부터 멀어진다.


자기표현은 자기 사랑의 언어다.

“나는 지금 슬퍼”, “나는 이렇게 느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자신을 존중하는 데서 비롯된다.

감정을 숨기거나 삼키는 일은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 된다. 완벽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은 잔인한 착각이다. 우리는 실수하고, 실패한다. 하지만 모든 모습이 모여 한 사람의 고유한 결이 된다.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속삭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온전한 자신이 된다. 하루의 끝에서, 지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는 것이다.


“오늘도 수고했어. 잘했어.”


말 한마디는 어떤 칭찬보다 깊은 위로가 된다. 자기 사랑은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충분히 쉬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가끔은 좋아하는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자신에게 가장 먼저 미소 지어주는 연습, 작고 다정한 습관들이 자기표현의 씨앗이 된다. 누구보다 가까운 나에게 진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 기쁘다.”

“나는 화가 났다.”

“나는 아직도 아프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의 칭찬에 기대지 않는다. 자신의 작은 성장을 기뻐하고,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들은 어제보다 나은 나를 위해 살아가고, 어제보다 더 나를 이해하려 애쓴다. 그리고 그들은 사랑을 구걸하지 않는다. 내면이 따뜻한 온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주는 사랑도 강하고 부드럽다. 그들은 경계를 세우는 법을 알고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안다. 사랑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꺼내 보여줄 수 있는 것임을 아는 사람들이다.


사랑과 자기표현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다. 내 안에 사랑이 깊을수록 표현도 더 투명해지고 정직해진다. 사랑은 관계 속에서 피어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사람만이 그 사랑을 오래도록 지킬 수 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선물이다.”


그리고 선물을 받은 사람만이 타인에게도 사랑을 줄 수 있다.


사랑은 마음속에만 머물 수 없다. 진심을 말하지 않으면 오해와 거리만 쌓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더 깊어지기도, 멀어지기도 한다.


“당신이 늦었을 때 걱정돼”라는 말은 비난이 아니라 “나는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더 자주 만나고 싶다”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자기표현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고 부드럽게 전하는 용기다. 화를 내는 대신 슬픔을 말하고 불만을 이야기하면서도 서로를 지키는 기술이다. 사랑은 진심만큼 진심을 전하는 법을 배울 때 더 빛난다. 내 마음을 다치지 않게, 상대를 아프지 않게, 가장 따뜻하게 말하는 것. 그것이 사랑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은파랑




은파랑 콘텐츠 에세이 '토닥토닥'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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