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53
“인간의 교만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하지만 혼란의 시기가 지나면 그는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러시아 소설가 톨스토이의 말이다.
처음엔 당당했다.
자신의 말이 진리라 믿었고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확신했다.
그런 사람은 높은 언덕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듯
모든 것을 재단하고 단정 짓는다.
그가 말할 때
사람들은 침묵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어쩌면 침묵은 경청이 아니라
혼란일지도 모르는데
톨스토이는 혼란의 끝을 꿰뚫는다.
교만은 결국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세상이 조용해지고
진실이 하나둘 드러나는 순간
그토록 높았던 언덕은
허풍으로 쌓은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조용히 웃는다.
비웃음이 아니라
슬픈 깨달음 속의 쓴웃음
진짜 강한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많음을 아는 사람이다.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말하기 전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리고 진짜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확신조차
언제든 되돌아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혹시 우리 마음속에도
작은 교만이 자라고 있지는 않을까
누군가를 판단하고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말속에
우리는 스스로를 얼마나 높이고 있는 걸까
세상은
조용한 진심과 겸손한 침묵을
가장 깊이 기억한다.
오늘
톨스토이의 말을 가슴에 품는다.
교만은 혼란을 낳고
혼란은 결국 웃음거리가 된다.
그 말속에 담긴 경고는
언제나 자신부터 돌아보라는
지혜의 목소리일지도 모른다.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