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사람에게 가혹했던 날들에 대하여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204

by 은파랑




부드러운 사람에게 가혹했던 날들에 대하여


때론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 가장 날카로운 말을 던진다.

늘 곁에 있을 거라 믿는 사람에게는 조심성이 느슨해진다.

마음이 멀어질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

그 믿음 위에 안도하며 우리는 가끔 이기적이 된다.


“어떤 경우라도 날 떠나지 않을 거야.”


확신은 따뜻하면서도, 때론 잔인하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우리는 가장 먼저 짜증을 내고

가장 쉽게 상처를 남긴다.

그리고 가장 늦게 후회한다.


친절한 사람은 조용히 참고, 오래 머문다.

하지만 인내가 무한한 것은 아니다.

속이 깊은 사람이 견뎌주는 시간 위에

우리는 무심코 상처를 쌓아 올리곤 한다.


누군가의 다정함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마음이 부드러운 사람일수록

그 안엔 누구보다 조심스레 쌓아 올린 감정이 있다.

따뜻함은 스스로를 수없이 다스려 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기억하자.

믿음이 깊다고 함부로 해도 된다는 건 착각이다.

친절한 사람일수록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사랑받고 싶다면 먼저 소중히 여겨야 한다.


항상 곁에 있어 준 이에게,

오늘은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네보자.


“고마워, 늘 내 옆에 있어줘서.”


한마디가 어떤 후회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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