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그립다고만

eunparang

by 은파랑




어찌 그립다고만


“너를 어찌 그립다고만 말할 수 있느냐…” 이기철, '네가 있어'의 문장이다.


그리움이라는 말 하나로는

도저히 다 담을 수 없는 마음이 있다.

이 문장은 말한다.

너는 내게 단지 그리운 사람이 아니었다.

너라는 존재는

그리움보다 더 깊고, 더 넓고, 더 아픈 이름이었다.



그리움이라고 쓰기엔

너는 너무 많았다.

햇살 같은 기억, 비처럼 쏟아지던 말들,

따뜻한 손길

그리고 너무 조용한 이별까지


네 이름을 부르면서

가슴속으로는 수없이 다른 감정들을 삼켰다.

그립다는 말은

너무 단순해서

너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었다.


어쩌면 너는

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미안함이었고

닿을 수 없어서 더 간절한 슬픔이었고

계절을 바꿔도 바뀌지 않는 어떤 기다림이었다.


그러니

내가 널 그립다고 말할 때마다

그 말은 언제나

부족하고

모자라고

멈춘다.


너는 내 안에서

그립다는 말을 넘어서 있었다.

너는

그리움 다음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늘 나는

입술까지 올라온 “보고 싶다”는 말을

또 삼킨다.

너를 어찌

그립다고만

말할 수 있겠느냐.


은파랑




은파랑 콘텐츠 에세이 '토닥토닥' 출간

https://myip.kr/ueUJr



keyword
이전 23화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