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nparang
“사랑은 늘 지나간 후에야 진짜였다는 걸 안다.” 최영미의 문장이다.
최영미의 한 문장은
사랑의 아이러니한 진실을 드러낸다.
함께일 때는 몰랐던 감정
너무 가까워서 무뎌졌던 순간들
모든 것이
사라진 자리에서야 비로소 선명해진다는 사실
살아 있을 땐 실감하지 못한 숨결처럼
사랑도
부재라는 여백 위에서
무게와 깊이를 드러낸다.
당신을 사랑했던 시간이
정말 사랑이었는지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함께 걷던 골목
묵묵히 따라오던 발걸음
식탁에 놓인 두 개의 컵
모든 평범한 풍경이
사랑의 진실이었음을
당신이 떠난 후에야 깨달았다.
사랑은
있을 때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공기처럼 투명하고
햇살처럼 가볍고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존재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사라진 후에도 계속 생각나는 사람
목소리가 귀에 남고
버릇처럼 이름이 떠오르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내가 진짜로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걸
그제야 알게 된다.
우리는
기억 속에서 사랑을 완성한다.
뒤늦은 눈물과 회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장면을 반복하며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되새긴다.
사랑은 늘, 지나간 후에야
진짜였다는 걸 안다.
그 문장은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속엔
우리가 살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지금의 누군가가 있다.
오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본다.
아직 늦지 않았기를
사랑이 지나가지 않기를
지금 여기에서
진짜라는 걸 알 수 있기를
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