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보다 쉬운 표적"

하루를 견디는 문장들 #19

by 은파랑




"진실보다 쉬운 표적"


사람들은 종종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분노를 쏟아낼 대상이 필요할 뿐일 때가 많다.

누군가가 이 불행에 책임져야 한다는

집단의 본능이 작동하면

사실보다 분풀이가 먼저 달려간다.


역사는 그 본능이 만들어낸

수많은 비극을 증언한다.

169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

풍작이 시들고 병이 돌고 이웃 간 불신이 자란 그 해,

사람들은 마을의 불행을 ‘마녀’라는 이름에 묶었다.


증거보다 소문이

진실보다 공포가 사람들을 움직였다.

결국 20명이 처형당했고

뒤늦게 무죄가 밝혀졌을 땐

이미 목숨과 명예를 잃은 뒤였다.


윈스턴 처칠은 전시에 말했다.

“분노와 공포는 가장 쉽게 동원되지만, 가장 위험한 무기다.”


분풀이의 표적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

그저 가장 약하고,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향해 돌을 들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가 찾는 건 진실인가

아니면 화를 퍼부을 대상인가


마녀 사냥은 불행의 원인을 없애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불행을 만든다.


은파랑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땀으로 씻어낸 눈물